뜨거운 호응 속 천상의 화음 선보이며 성황리에 마쳐
“신앙에서 멀어진 이들에게 가장 가까워지는 첫 걸음이 되기를…”
“무반주의 소박한 화음이 심금을 울립니다.”
1,5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교황청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지휘 마시모 팔롬벨라 몬시뇰 이하, 합창단)이 15일 오후 7시, 성남대리구 분당 성요한성당(주임 이건복 바오로 신부)에서 국내 순회 마지막 공연을 선보였다.
이날 분당 성요한성당에는 입장권을 구매한 2,500여 명의 신자들이 비가 내리고 덥고 습한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원활한 입장을 위해 공연 3-4시간 전부터 줄을 서는 등 장사진을 이뤘다.
식전 행사로 수원교구 어린이 합창단(지휘자 오선주 루치아)이 무대에 올라 아베마리아 등 3곡을 선보이며 본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본 공연에 앞서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공연을 찾은 신자들에게,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의 천상의 목소리가 담긴 연주를 통해 주님께 한 발 짝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합창단을 환영했다.
합창단은 이날 미사 전례곡인 ‘하늘아, 위에서 이슬을 내려라’ ‘하느님, 당신께 제 영혼 들어 올리나이다’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스도님 당신을 경배하나이다’ 등 9곡을 선보였다.
특히, 성 금요일 시스티나성당에서 불리는 ‘불쌍히 여기소서’가 연주될 때는 어디에서 들려오는지 모르는 천상의 소리를 표현하기 위해, 성인 단원 4명이 성전 4층으로 올라가 관객들의 뒤에서 전통적인 연주 방법을 재현하며 연주를 하여 듣는 이들의 가슴에 울림을 더했다.
천상의 화음으로 1시간 30분간의 공연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기립박수가 이어졌고, 합창단은 답례의 뜻으로 2곡을 더 부르며 연주를 마쳤다.
마시모 팔롬벨라 몬시뇰은 객석의 뜨거운 호응에 답하며, “이번 합창단의 내한 공연을 통해 신앙에서 멀어진 이들이 다시금 하느님과 가까워지는 첫 걸음이 되기를 바란다. 합창단이 한국에 온 것은 단순한 공연 차원에서가 아니라, 음악 사도로서 복음을 전하러 온 것”이라고 공연 취지를 전했다.
합창단이 한국을 찾아 공연을 한 것은 창단 이래 처음이다. 합창단의 내한 공연은 교황 방한 3주년을 기념하며 교황의 전례를 전담하는 합창단의 목소리를 통해 한국 신자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향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장 김희중 히지노 대주교)에서 주최하고 각 교구에서 주관했다.
합창단의 첫 내한순회공연은 지난 5일 서울 명동성당을 시작으로 부산(7일), 대전(9일), 광주(11일), 대구(13일), 수원(15일)순으로 진행되었으며, 전국 6개 교구에서 각 교구민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연이은 매진사례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쳤다.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은 무려 1,500여 년 역사를 가진 가장 오래된 합창단이다. 성인 남성과 소년 60여 명으로 구성되어 바티칸에서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에 합창을 전담해 ‘교황 전속 합창단’으로도 불린다. 성 음악 전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 합창단의 무반주 전통은 아카펠라의 기원이 됐다. 현 지휘자 마시오 팔롬벨라 몬시뇰이 2010년 임명되면서 전 세계 각국을 순회하며 역사적 유산인 전례 음악을 통해 복음화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천상의 소리를 직접 듣게 돼 영광입니다”, “교황님께서 집전하시는 미사 전례에 함께 하는 합창단이라고 하니 왠지 뭉클하고 울림이 큽니다”, “로마까지 쉽게 갈 수도 없는데 귀한 공연에 초대 받은 듯 기분이 좋습니다”, “교황청으로부터 크나큰 선물을 받은 것처럼 가슴 벅찬 공연이었습니다. 무반주 전례음악을 들으며 내면에서 들려오는 주님의 음성을 느끼고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습니다”, “무반주의 소박한 화음이 담긴 합창단의 연주가 제게는 울림이 있는 기도의 시간이었습니다”라고 말하는 신자들의 소감이 이날 공연의 감동을 전해주는 듯 했다.
공연이 끝난 뒤 교우들은 합창단의 연주에 대한 소감을 나누며, 단원들과 사진을 찍고 구매한 음반 CD에 사인을 받으며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의 첫 내한공연을 기념했다.
글,사진 배정애 가브리엘라 ‧사진 김연주 소피아, 서기수 루치아노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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