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복음화국(국장 이근덕 헨리코 신부)이 주최하는 ‘제22회 수원교구 심포지엄’이 9월 28일 ‘그리스도인의 혼인과 교회의 사목적 대응’을 주제로 정자동 주교좌성당에서 실시됐다.
이번 ‘제22회 수원교구 심포지엄’에는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 3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됐다.
교구 복음화국 부국장 정진만 신부(안젤로) 신부가 진행한 이날 심포지엄은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의 격려사를 시작으로, ▴제1발제 ‘인공지능 시대, 청년세대의 결혼과 가치관’(변미리 박사, 서울연구원‧서울시립대학교 겸임교수) ▴제2발제 ‘혼인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과 그 실태’(박은미 교수, 한국가톨릭여성연구원 연구 교수‧품심리상담센터 원장) ▴제3발제 ‘혼인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사목적 노력’(이근덕 신부, 교구 복음화국장) 후 ▴질의응답 ▴총평(교구장 이용훈 주교) ▴주교단 강복으로 끝마쳤다.
이성효 주교는 주제 발표 전 격려사를 통해,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혼인을 미루고 성사혼을 기피하는 청년들의 현실과 어려움에 대해 살펴보고 그들을 위해 교회가 곧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발제를 한 변미리 박사는 ‘세상과 청년들의 변화, 이런 미래세대를 위한 종교의 역할’에 대해 5가지(▴세상의 변화 ▴사람의 변화 ▴청년세대의 삶의 변화 ▴청년세대의 혼인에 대한 생각 ▴미래 세대를 위한 준비)로 묻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 ‘인공지능 시대, 청년세대의 결혼과 가치관’을 살펴보고자 했다.
그리고, 변미리 박사는 ‘모든 사람들은 행복해 지고 싶어 한다. 하지만, 성장과 발전의 속도만큼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은 것이 지금 현재의 상황이다. 교회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변화의 주역인 청년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교회 안에 있는 청년들에게 본질적으로 ‘사랑’을 이야기하는 교회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은미 교수는 ‘혼인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과 그 실태’에 대한 주제로 발표했다.
수원교구 ‘혼인과 가정’에 관한 이야기로 발표를 시작한 박은미 교수는 ‘▴혼인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은 어떤 것인가? ▴수원교구 부부들의 현실과 교회에 대한 바람이 무엇인가 ▴수원교구의 혼인준비, 가정 관련 프로그램은 어떤 것인가 ▴위기 가정에 대한 교회의 보살핌 현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수원교구 부부‧가정 관련 사목’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했다.
발표를 통해 박은미 교수는 ‘혼인은 하느님의 지속적인 은총을 필요로 한다.’ 말하며, ‘혼인의 단일성, 혼인의 성사성, 혼인의 불가해소성, 혼인의 창조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생애 주기에 따른 혼인 준비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수원교구의 혼인과 가정 관련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진단했다.
그리고, 부부‧가정 관련 사목과 관련해 ‘생애 주기에 따른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통합적 연계, 교구-본당의 유기적 시스템 구축, 신학교에서의 가정 사목 교육과 양성 강화, 가정‧부부를 위한 전문기과 구성과 전문가 양성’을 제언을 하기도 했다.
세 번째로 발제한 이근덕 신부는 ‘혼인을 준비하는 젊은이들 을 위한 사목적 노력’에 대해 발표했다.
이근덕 신부는 ‘우리의 현실 앞에서 과연 교회는 혼인을 앞둔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요?’라고 전제하고, ‘수원교구가 직면하고 있는 청년 신자들의 혼인 현실과 문제들을 살펴보고 앞으로 교구가 이들을 위해 배려해야 할 사목적 대응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에서 이근덕 신부는 ‘한국 천주교 혼인 적령기 신자 수는 2010년부터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혼인성사 건수는 감소하는 추세’라면서, 성사혼이 관면혼보다 많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혼인 관련 사목 대응의 쇄신으로, ▴혼인 전 교육 ▴견진성사 ▴혼인 장소에 대한 배려 ▴혼인하려는 젊은이들에 대한 사목자의 관심과 배려 ▴혼인 안내 담당자의 교육과 양성’을 꼽으며, “교회가 혼인하려는 젊은이들을 환대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그들을 맞이하는 사람들(성당사무실 직원, 혼인 안내 담당자)을 전문적으로 교육시킬 필요가 있다. 이들의 환대가 혼인하려는 젊은이들을 교회로 이끄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근덕 신부는 “교회는 그리스도인의 혼인에 대해서 법과 절차를 따지며 고고한 자세를 취할 것이 아니라, 지극히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의 마음으로 이들을 축복하고 격려하며 환대하고 체계적인 신앙교육과 간소화된 절차, 용이한 접근성 및 경제적인 혜택 등으로 혼인하려는 젊은이들이 기쁘게 성당을 찾을 수 있게 하는 실질적 사목 방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발제 후에는 정진만 신부의 사회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젊은이들이 살아가는 환경이 왜 그렇게 변화되어 가고 있는지, 그 원인이 무엇인지? 교회에서 이런 젊은이들을 위해 무엇을 주려고 노력해야 되는지’에 관한 질문에 변미리 교수는 ‘한국 사회 청년 세대가 처한 문제가 단순하게 한 가지 요인에서 기인한 것은 아니다.’라며, ‘1차적인 문제는 경제적인 문제고, 시대에 따른 변화 그러한 것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서 드러나는 문제’라고 파악했다. 그리고, ‘교회는 단순히 용기를 가지라는 차원의 접근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세분화되고 실질적인 부분에서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교회의 혼인 프로그램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젊은이들이 신앙과 성사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사실 세상이 변해가는 와중에 나타나는 현상들을 계속해서 교회의 신앙교육이 변화된 세상 속에서 맞추어 가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교회가 오랜 시간 동안 지켜온 어떤 고유한 전통 안에서 내려온 신앙교육을 지켜나가는 것이 맞는지 개인적인 소견을 듣고 싶다.’는 질문에, 박은미 교수는 ‘지금 세상은 바뀌어 가고 있는데 교회에서 하는 교육은 지금 몇 십 년 전 것(ME 프로그램, 약혼자 주말프로그램)을 그대로 하고 있고, 또한 그러한 교육조차 제대로 홍보가 되고 있지 않다.’고 답하며, ‘더 새롭고, 시대에 맞는 혼인이나 가정공동체에 다양한 내용의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어야 하고, 필히 사목계획이 좀 더 구체화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비정상적인 가정(irregular)’에 대한 질문에 대해, 박은미 교수는 “조금 전에 이근덕 신부가 ‘환대’라는 말을 사용했다. 교회는 누가 어떠한 상황에 있든 환대했으면 한다.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같이 동반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교황님은 ‘normal’(정상)을 쓰지 않으시고 ‘regular’, 또는 ‘irregular’이라는 단어를 쓰신다. 이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 교회는 정상, 비정상으로 번역을 하고 있다.”고 말하며, “용어 하나하나를 사용할 때도 조금 더 환대하는 마음, 누군가 이 용어로 차별 받거나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도록 세심하게 주의하는 그런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근덕 신부는 ‘교구와 본당의 가정 분과’설치 및 운영에 대한 질문에, “가정과 관련된 문제는 총제적인 모든 문제를 포괄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교구 정책이 일괄적으로 모든 본당에 적용되기는 굉장히 어렵다. 저희가 제안 하는 것은 어떤 하나의 시스템적인 차원의 조직을 정해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으로 그 역할을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따른 원칙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성효 주교는 “사실 우리의 관심은 ‘조직적으로 체계적으로 뭔가 잘 되면 좋은 것이다.’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4차 산업혁명 이 시대에 더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한 사람과 한 사람과의 연결이 가장 중요하다. ‘P2P’ 이것을 ‘필연’이라고 한다. 다가올 시대에 우리가 원치 않아도 그러한 방면으로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우리에게 제공될 것이다. 그것을 우리가 더 잘 이용해야 한다.”고 보충 설명했다.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총평을 통해, ‘청소년 문제는 답이 없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공감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 사목이 앞으로는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혼인성사’에 대한 구체적 방법으로 본당 ‘연령회’가 선교에 큰 역할을 하듯 ‘혼배 위원회’를 만들어 시행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심포지엄에서 다뤄진 제언들이 사제회의를 통해서 논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사 장정숙 마리아‧사진 최영길 베드로, 김연주 소피아 명예기자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