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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5-12-19 08:44:21 조회수 : 11

혹시 신자분께서는 본인의 이름이 만족스러우신가요? 최근에 2025년 '개명 신청자 명단'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정말 다양한 이름들이 있었습니다. 멋지다고 생각되는 이름도 있었고, 생각회로를 고장 내는 이름도 있었습니다. 


저는 제 이름에 만족하는 편입니다. 사람들이 저를 보면 "어! 넌 뭔가 '대건' 같이 생겼어."라고들 합니다. "아니 대건 같이 생긴 건 어떻게 생긴 거야?"라고 늘 되묻지만, 다들 긍정적인 이유로 잘 어울린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사실 저의 이름은 '대건'이 될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할아버지께서 제 이름을 따로 지어주셨으나, 어떠한 사건으로 부모님께서는 제 이름을 '대건'으로 지어주셨습니다. 사제로 살아가며 성 김대건 신부님과 이름이 같은 것에 대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뿌듯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름은 사람의 얼굴이 되기도 하고, 그 사람의 정체성을 나타내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 마리아가 잉태한 분이 누구이신지, 그리고 그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줍니다. 이어 그분의 이름을 미리 알려주는데, 그 이름을 "예수"라 지으라고 일러줍니다. 여호수아와 같은 이름인 예수는 '하느님, 주님께서 구원하신다.'라는 뜻으로 예수님이 어떤 분으로 세상에 오셨고, 어떤 이유로 세상에 오신 것인지를 짐작하게 하는 이름입니다. 


하지만 이 이름만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인물인지 명확하게 짐작하기란 어려웠을지 모릅니다. 예수님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수"라는 이름을 신앙적이라는 이유로 흔하게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처럼 ‘임마누엘’이라는 이름은 예수님께 직접적으로 적용되지 않았고, 뿐만 아니라 당시에도 임마누엘이라는 이름은 사람이 실제로 갖는 이름보다 직함, 표징적 명칭으로 이해되었다고 합니다. 


'예수'라는 흔한 이름이었지만, '예수 그리스도'라는 위대한 이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이름을 통하여 하느님께 기도를 드리며, 주님께서는 당신의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이루어주시겠다 약속하셨습니다(요한 14,13). 가장 흔한 이름이 인류를 구원한 가장 유명한 이름이 되었습니다. 흔하디흔한 그 이름이 우리를 구원했다는 사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사실처럼, 주님의 구원이 당신의 사람들에게 늘 머물 것을 약속하시기 위한 그분의 의지가 그 이름에 녹아있는 것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