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늘 어둡고 칙칙하고 습한 무덤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시기 위해 제일 먼저 한 것은 무덤 입구를 막고 있던 돌을 치우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무덤을 막고 있는 돌은 단순한 돌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방해하는 아픔과 상처입니다. 이 돌은 살아가면서 받은 상처로 가슴을 짓누르는 돌이며, 하는 일이 되지 않을 때 우리의 머리를 짓누르고 마비시키는 돌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활’이란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와 우리 삶의 짐들과 마음속의 답답하고 우울한 돌을 치우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부활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삶을 방해하는 돌을 기도 중에 하느님께 보여 드립시다. 원한다면 돌 몇 개를 골라서 무엇이 우리의 삶을 방해하는지 그 위에 적어서 냇물이나, 호수에 던져 봅시다. 나의 가슴을 짓누르는 장애물들이 사라질 것입니다. 예컨대, 돌 위에 돈, 남편, 아내, 자식, 사람이라는 상징적인 말을 적어 던지면, 그들로부터 받은 상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부활 신앙을 삶으로 사는것입니다.
부활은 오늘 복음에 나오는 천사들을 통해서도 체험할 수 있습니다. 하늘의 천사들은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를 통해서 우리가 부활을 체험하도록 도와줍니다. 우리가 아프고 우울할 때, 다시 말해 무덤과도 같은 마음일 때, 천사들은 방긋 웃는 아이의 모습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포옹으로, 그리고 들녘의 수많은 나무와 풀과 꽃들과 그리고 동물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따라서 우리가 천사들을 통하여 부활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이 세상의 모든 살아있는 것들에 대해서 신비감을 가지고, 바라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부활을 목격하고 선포했던 여인들의 사랑과 용기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복음서가 증언하듯 그리스도교의 핵심인 부활 사건은 끝까지 주님 곁을 지켰던 여인들을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제자들이 두려움 속에 머물 때, 여인들은 슬픔 속에서도 무덤으로 향했습니다. 이는 부활의 은총은 끝까지 주님 곁에 머무는 순수한 사랑과 인내를 통해서만 우리에게 다가온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생명과 사랑을 소중히 여기고 돌보는 모성적 마음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회복해야 할 신앙의 본질입니다. 그러므로 부활 체험은내 곁에서 작고 낮은 목소리로 주님을 증언하는 이웃들의 목소리에 겸손히 귀 기울이는 경청의 태도에서 시작됩니다.
이제 우리 마음을 어둡게 하는 돌들을 치우고 기도합시다. 그리고생명을 사랑하는 이들의 증언에 귀 기울이며 이 부활 시기를 기쁘게 살아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