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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22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07-22 조회수 : 113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신부가 되고 첫 본당의 보좌 신부로 발령을 받아 갔을 때, 어느 신자분께서 화초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화초를 키워 보았습니다. 정성이 필요했고 또 잘 키워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꼈습니다. 그래서 매일 물을 주고, 잎사귀도 닦아주면서 정성을 기울여 키웠습니다.

 

어느 날, 이파리 끝이 말라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닌 꽤 많은 이파리의 끝이 말라 있는 것입니다. 나름 정성을 기울여 키웠기에 항상 푸르름을 간직할 줄 알았는데, 죽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걱정돼서 이 화초를 주신 분에게 여쭈어보았습니다. 이분께서는 제게 곧바로 되물으셨습니다.

 

“신부님, 새잎이 나고 있지 않아요?”

 

새잎이 나기도 하지만, 말라 있는 이파리 끝이 너무 많다고 혹시 병에 걸린 것은 아니냐고 다시 물었습니다. 그러자 괜찮다는 것입니다. 생기를 잃고, 시든 잎이 있어도, 새잎이 난다는 것은 성장 과정으로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 화초는 걱정과 달리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자랐습니다.

 

우리 삶에서도 생기를 잃고, 시든 잎처럼 비실거릴 때가 있습니다. 모든 것이 절망의 상황,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처럼 여겨집니다. 그러나 새잎과 같은 희망이 있다면 괜찮습니다. 특히 우리 신앙인에게는 이 희망으로 주님께서 다가오십니다. 그래서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태가 오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주님이라는 희망을 간직하면 괜찮습니다. 어떤 상태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게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부활의 최초 목격자인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을 지냅니다. 마리아 막달레나 성녀는 예수님의 죽음 이후 생기를 잃고, 시든 잎처럼 비실거리는 상황이었습니다. 새벽 어둠을 무릅쓰고 무덤에 갈 정도로 예수님께 사랑이 컸던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신이 없자 그 충격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보아도 그 사랑하는 분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예수님께서 “마리아야!”라고 부르십니다. 그때야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보며 “라뿌니!”라고 대답합니다. 이 순간은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요한 10,27)라는 말씀이 실현되는 장면입니다. 바로 주님의 말씀을 잘 듣는 사람만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면서 희망 안에 살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눈물 속에서 좌절과 절망을 간직해서는 안 됩니다. 그보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그 안에서 희망을 품어야 합니다. 그 희망 안에서 힘찬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오늘의 명언: 매일이 일 년 중 최고의 날임을 가슴속에 새겨 두세요(랄프 오라도 에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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