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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0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10-19 조회수 : 20

어리석은 자

 


예수님은 성부의 뜻을 이루기 위하여, 세상과 인류의 구원을 통해 그분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하여 사람이 되어 이 세상에 오신 분입니다. 그분은 말씀과 행적을 통하여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와 있음을 예고하시며, 우리 모두 이 나라의 구성원이 되기 위하여, 더 늦지 않도록, 회개할 것을 독려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군중 가운데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청을 올립니다: “스승님, 제 형더러 저에게 유산을 나누어 주라고 일러 주십시오.요청 자체를 특별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이러저러한 문제, 예를 들어 상거래상의 난제 등에 부닥쳤을 때 도움을 청할 때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하느님 또는 사람들에 의해 한시적인 문제를 해결하도록 위임받은 분이 아닙니다. 아버지의 뜻은 가난한 이들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일이 가장 중요하며 시급한 일입니다. 이 세상의 재물에 관한 문제로 시간을 낭비하거나 더 중요한 문제를 소홀히 할 여력이 없습니다. 영원한 생명은 재산에 달려 있는 문제, 더 정확하게는 탐욕과 관련된 문제가 결코 아니기에, 예수님의 경계심 촉구는 단호하십니다: “너희는 주의하여라.탐욕으로 이 세상의 재물을 축적하기보다는, 하느님 나라 맞이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모두 가르침과 체험을 통해서,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도 어리석은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오로지 권력과 재물과 명예와 쾌락 그 자체에 목말라하는 사람들, 자유가 아니라 방종을 추구함으로써 사회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사람들, 이웃을 돌아보는 일 없이 충만하고 행복한 삶을 향유하겠다는 이기적인 의지 하나로 불타 있는 사람들, 나눔이나 베풂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합법적이라 하더라도 세상의 재물을 즐기는 데만 급급한 사람들 등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세상에 사는 사람이라고는 자기 혼자만이라는 아집과 아울러 내일을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나아가 이들은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불법의 경계를 쉽게 넘어서며, 폭력을 행사하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이러한 사람들에게, 또는 어떤 경우의 우리들을 어리석은 자로 불러 세우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할 말이 없습니다. 오늘 밤은 매일 찾아옵니다, 아니 인생의 매 순간이 오늘 밤입니다. 그렇다고 초조함과 두려움에 싸여 살아가라는 말씀은 아닙니다. 지금 어리석음의 세계에 빠져 있다면, 탐욕으로 얼룩진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면, 곧바로 헤쳐 나와 나눔과 베풂으로 진정 행복한 삶, 다시 말해서 신앙이 일러주는, 복되고 충만한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시는 주님의 마음이 읽히는 대목입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안전이 보장되어 있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 인생의 허무와 무상을 상기시키십니다. 죽음은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갑자기 다가오는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회개와 기도와 사랑 실천을 통해서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들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하루, 하느님 그리고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이 진정 행복한 삶이라는 믿음으로, 탐욕을 털고 나눔으로 무장하여 신앙인의 삶을 뽐내는, 신나는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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