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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은 예수님의 마음속 깊은 사랑과 슬픔을 보여 준다. 헤로데가 예수님을 죽이려 한다는 소식을 들으시면서도, 주님은 두려워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그분의 사명을 확실히 밝히신다. 우리는 여기서 예수님이 단순히 미래를 예지하는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인류를 위한 구원의 길을 자발적으로 선택하신 분임을 알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과 내일은 내가 마귀들을 쫓아내며 병을 고쳐 주고, 사흘째 되는 날에는 내 일을 마친다.”(32절)라고 말씀하신다. 이는 예수님의 십자가 사명과 부활의 계획을 분명히 보여 준다. 주님은 이미 자신의 고난과 죽음을 알고 계셨지만, 그런데도 인류 구원을 위해 묵묵히 걸어가신다.
또한, “예언자는 예루살렘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죽을 수 없다.”(33절) 하신 말씀은 예루살렘의 책임과 불순종을 드러낸다. 예루살렘은 많은 예언자의 피를 흘리게 한 도시로,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받은 축복을 거부하고, 그분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님께서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 암탉이 제 병아리들을 날개 밑으로 모으듯, 내가 몇 번이나 너의 자녀들을 모으려고 하였던가?”(34절) 하신 탄식은, 하느님께서 인류를 향한 끊임없는 사랑과 보호의 의지를 보여 준다. 그러나 사람들의 거부로 인해 결국 심판과 버림이 따르게 됨을 경고하신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 구절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설한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을 향한 탄식 속에 보여 주신 것은 하느님 자비의 인내다. 그분은 사람들을 자신의 날개 아래로 모으려 했으나, 그들의 굳은 마음이 이를 막았다.”(설교집 57,2)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덧붙인다: “주님은 이미 이루실 일을 아셨음에도, 사랑의 마음으로 끊임없이 사람들을 부르셨다. 우리도 주님의 사랑에 순종하며 그분의 날개 아래 자신을 맡겨야 한다.”(루카 복음 강해 45,3)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하느님의 사랑과 인간의 자유의지를 동시에 성찰하게 한다. 주님은 언제나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다가오시지만, 우리의 마음이 굳어 있으면 그분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예수님께서 날개 아래로 모으려 하신 것처럼, 우리도 주변 사람들에게 보호와 사랑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즉, 우리가 주님을 받아들이고 순종할 때, 그리고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할 때, 비로소 주님의 보호와 은총 속에 살 수 있다.
오늘 복음을 통해 우리는 주님의 마음을 느낀다. 그분은 끊임없이 우리를 부르시지만, 우리가 거부하면 그분의 뜻이 실현되지 못한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순종과 사랑의 실천이다. 우리의 마음과 행동을 열어 주님의 날개 아래 머물며,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삶을 선택하자.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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