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루카 19,11-28: 열 미나의 비유
오늘 복음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은총과 책임을 상기시켜 줍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미나”, 곧 은총과 재능, 시간과 소명이라는 선물을 나누어 주셨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 우리가 받은 은총을 봉인해 두는지, 아니면 열매를 맺도록 투자하는지가 구원의 열쇠가 된다.
예수님은 먼 나라로 왕권을 받으러 가는 귀족의 비유를 통해 당신의 수난과 승천, 그리고 다시 오심을 예고하신다. 그 사이 제자들은 주인에게 받은 미나를 잘 활용해야 한다. 열 미나를 남긴 종은 충실성을 인정받아 열 고을을 다스리는 권한을 받는다. 다섯 미나를 남긴 종도 칭찬받는다. 그러나 한 미나를 수건에 싸 두었던 종은 심판을 받는다. 여기서 주님은 우리 각자에게 주신 은총을 낭비하거나 묻어 두지 말고, 하느님 나라를 위해 열매 맺기를 요구하신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잘 하였다, 착한 종아! 네가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열 고을을 다스리는 권한을 가져라.”(17절) 작은 것에 충실할 때, 우리는 하느님 나라의 큰 기쁨에 참여할 수 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 비유를 해석하며 이렇게 말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은총은 우리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형제들을 위해 열매 맺으라고 주어진 것이다. 은총을 가만히 묻어 두는 것은 은총을 거부하는 것과 다름없다.”(Homiliae in Matthaeum, 78) 오리게네스는 “하느님의 말씀을 마음에 담아두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마치 땅에 씨앗을 묻어 두고 물도 주지 않아 열매를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Commentarium in Lucam, 39) 즉, 은총은 ‘소유’가 아니라 ‘사명’이다.
사목 헌장은 이렇게 가르친다. “하느님께서는 각 사람에게 은총과 달란트를 주셨으니, 그리스도인들은 이 세상에서 자신의 소명을 성실히 수행하며, 사회와 교회 안에서 봉사해야 한다.”(34항) 또한 교리서는 말한다. “각 그리스도인은 받은 은사를 공동선에 이바지하도록 사용해야 한다. 이는 교회의 성장과 세상 안에서 하느님 나라의 확장을 위함이다.”(1937항 참조)
우리는 각자 다른 시간, 재능, 재물, 관계라는 미나를 받았다. 그것을 단순히 보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랑과 봉사로 열매 맺어야 한다. 우리가 작게라도 하느님을 위해 충실히 행한다면, 주님은 그것을 크게 축복하신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묻고 있다. “너는 네게 맡겨진 미나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 주님은 우리가 각자 받은 은총을 통해 이웃을 살리고 교회를 세우며, 하느님 나라 확장하기를 원하신다. “주님, 제가 받은 은총을 봉인하지 않고, 열매 맺는 삶으로 응답하게 하소서. 작은 일에 충실하여 큰 기쁨에 들어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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