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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2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12-20 조회수 : 27

2025년 12월 20일

 

 

동남아 일대에 큰 태풍이 일어 엄청난 피해를 본 적이 있습니다. 사망, 실종이 자그마치 7,000명 이상이었고, 2백만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경제적 피해는 28조 원에 달했습니다. 태풍이 지나간 뒤, 사람들은 열심히 폐허가 된 삶의 터전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그리고 함께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찾아온 봉사자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땀을 흘리며 복구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가득한데, 어떤 서양인들이 이곳을 찾아 물놀이하는 것입니다. 이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저 사람들은 인간도 아냐. 어떻게 저런 상황에서 놀 수 있어?”

 

이런 식으로 비판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현지 반응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폐허가 된 이곳까지 와서 돈을 쓰는 관광객이 오히려 고맙습니다. 입으로만 동정하는 사람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지 않습니까?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했습니다. 비판을 통해서는 어떤 도움도 되지 않겠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다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일에 대해서도 섣부르게 판단해서는 안 됨을 깨닫습니다. 나의 작은 머리로 하는 판단이 하느님의 일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은 ‘주님 탄생 예고’의 내용입니다. 구세주가 세상에 오시는 결정적인 순간이자, 인류 구원의 여명이 밝아오는 장면입니다. 먼저 천사가 성모님을 찾아온 사건은 무척이나 당황스러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모님께서는 곰곰이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식별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천사는 태어날 아이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선포하지요. 그 이름을 ‘하느님께서 구원하신다’라는 뜻인 ‘예수’라고 알려주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고 하면서 예수님의 신성을 드러내십니다.

 

성모님께서는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루카 1,34)라고 말하면서, 하느님의 방법이 무엇인지 묻는 겸손을 드러냅니다. 이에 천사는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루카 1,37)라고 대답합니다. 성모님의 대답은 아주 명확합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자신을 온전히 낮추어 하느님의 소유임을 고백하면서, 자신의 자유 의지를 하느님 뜻에 완전히 일치시키는 순종을 보여주십니다. 성모님의 이 모범을 우리 역시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도 불가능한 일이 없으신 하느님의 일을 받아들이고 순종해야 합니다. 그래야 하느님의 일이 우리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오늘의 명언: 행복에 이르는 유일한 길은 자신의 의지로도 어쩔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걱정을 그만두는 것이다(에픽테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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