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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22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12-21 조회수 : 67

마리아의 노래(Magnificat)

 


오늘의 복음 말씀은 성경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 정확하게 말해서 감사 송가 또는 감사 시편으로 손꼽히는 마리아의 노래를 담고 있으며,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먼저 마리아가 하느님을 향하여 올리는, 개인적인 감사의 마음이 표현됩니다(46-50):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사실 마리아는, 하느님이 당신에게 위대한 사명을 부여하신 만큼, 당신을 사랑하셨음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마리아는, 믿을 수 없는 충동에 싸여, 하느님이 당신을 채워주셨으며, 그분은 당신에게 매우 좋으신 분임을 깨닫습니다. 누군가가 우리에게 큰 책임을 부여하거나 놀라운 선물을 건네줄 때, “저를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실 저는 이러한 대접을 받기에 부족한 몸입니다.” 하는 겸손의 말씀을 자발적으로 올리게 됩니다.

이제는 우리가 우리의 삶 속에서 하느님께서 우리를 개별적으로 사랑해 주시며 신뢰하고 계심을 깨닫기 위해서,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되돌아볼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를 깨달을 수 있다면, 우리도 마리아처럼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이루어주신 놀라운 일들을 마음을 다하여 진솔하게 찬송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리아의 노래는 그 찬송의 영역을 더 넓혀 갑니다(51-55). 이 노래에서 마리아는 하느님께서 구원의 역사를 통하여 당신 백성에게 드러내 보이신 구원의 몸짓들을 연이어 찬송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선성은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 곧 아브라함부터 그의 모든 후손에 이르기까지, 당신과의 관계 속에 살아가기를 원하는 이들을 향하여 세세대대로 펼쳐집니다: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이렇듯 하느님은 교만한 자들, 통치자들, 부유한 자들이 아니라, 비천한 이들과 굶주린 이들, 곧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을 당신의 자비로 거두어 주십니다. 자신을 낮추어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받아들인 마리아를 통하여, 전능하신 분께서 이제 큰일을 이루실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자신을 철저하게 낮춘 마리아를 통하여 이루어질 큰일, 구세주 그리스도의 탄생을 준비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대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낮추어 하느님의 뜻에 귀 기울이는 데서 출발해야 함을 새깁니다.

오늘 하루, 자신이 비천한 존재임을 고백하고 자랑하는 하루, 비천한 존재를 통해서 하느님은 큰일을 이루신다는 믿음을 외치는 하루, 그럼으로써 곧 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기쁘게 맞아할 수 있는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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