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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2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12-27 조회수 : 52

2025년 12월 27일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

 

 

고등학교 때의 일이 생각납니다. 친한 친구가 자기는 전혀 기초가 없다면서 중학교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이 친구는 성적이 올라갔을까요? 아닙니다. 기초가 쌓이고는 있었겠지만, 쉬운 문제만 풀다 보니 어려운 문제는 도저히 풀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수학을 포기했습니다.

 

공부 잘하는 아이는 어려운 문제를 포기하지 않으며, 끝까지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나 공부 못하는 아이는 도저히 못 하겠다면서 쉽게 포기합니다. 이를 통해 세상을 잘 사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쉽고 편하게만 살겠다는 지향으로는 주님 마음에 드는 삶을 살 수 없습니다. 어려운 일을 통해 쉽지 않은 주님의 일도 제대로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피해서는 안 됩니다. 하고 싶은 일, 쉬운 일만을 하면 그 자리에 맴돌 뿐입니다.

 

주님의 일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주님의 일을 하면서, 우리는 분명 성장하게 되고 하느님 나라에 적합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이 주님의 일이 바로 ‘사랑’이라는 것을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사랑의 실천이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편하고 쉬운 사랑만을 하려고 합니다. 자기와 맞는 사람만, 자기의 뜻대로 행동하는 사람만 사랑하겠다고 합니다. 과연 주님의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주님의 마음에 드는 삶이 될까요?

 

오늘은 가톨릭 전례력으로 가장 심오한 신학적 깊이를 지닌 요한복음서와 서간들을 집필한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입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던 제자’로 알려져 있지요. 그만큼 그는 주님께 대한 사랑이 컸습니다.

 

이를 오늘 복음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마리아 막달레나의 소식을 듣고 베드로와 요한이 무덤으로 달려가는 장면입니다. 같이 달렸지만, 요한이 베드로보다 먼저 무덤에 도착하지요. 이를 ‘사랑이 권위보다 더 빠르다’라고 주석가들이 해석합니다. 예수님을 향한 사랑의 열정이 그를 더 빨리 이끌었다는 것입니다.

 

요한이 먼저 도착했지만,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베드로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립니다. 이는 초대 교회 안에서 베드로가 지닌 수위권과 권위에 대한 존중을 보여줍니다. 사랑은 맹목적이지 않고 질서를 존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요한은 뒤따라 들어가서 “보고 믿었다”라고 고백합니다. 빈 무덤과 정돈된 수의만을 보고도 부활을 믿었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작은 표징만으로도 진실을 알아보는 영적인 눈을 가집니다.

 

우리의 사랑은 어떤가요? 일상의 작은 표징을 통해서도 주님을 알아보고 있나요? 무엇보다 주님께서 원하는 사랑을 실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의 명언: 우리가 미래에 대해 아는 유일한 사실은 현재와 다르리라는 것뿐이다(피터 드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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