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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9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1-09 조회수 : 186

루카 5,12-16 

 

헌금으로도 선교할 수 있다  

 

 

찬미 예수님!

주님 공현의 기쁨을 누리고 계신지요?

오늘은 조금 민감할 수 있는, 하지만 우리 신앙의 가장 정직한 부분을 건드려볼까 합니다.

바로 '돈' 이야기입니다. 

 

성당에서 헌금 이야기를 하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분들이 계십니다.

"아니, 하느님은 영적인 분이라면서 왜 자꾸 돈을 달라고 하느냐"는 것이지요.

세상에는 종교를 빙자해 돈을 갈취하는 사이비가 하도 많으니, 그런 거부감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나병 환자를 깨끗이 고쳐주신 뒤, 그냥 돌려보내지 않으시고

아주 엄중하게 명령하십니다.

"사제에게 가서 너의 몸을 보이고, 모세가 명령한 대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 

 

예수님은 왜 치유받은 사람에게 굳이 돈(예물)을 쓰게 하셨을까요?

사제들 밥벌이를 걱정해서가 아닙니다.

바로 그 '예물'이 치유가 진짜라는 것을 세상에 입증하는 법적인 '증거(Martyrion)'가 되기

때문입니다.

마음으로만 "감사합니다"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 생존 수단인 물질을 내어놓는 행위는, 내 영혼에 일어난 은총이 가짜가 아님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영수증'입니다. 

 

그래서 진정한 신앙의 고수들은 이 '봉헌'을 통해 자신이 누구의 파트너인지를 세상에 증명했습니다.

거대한 굴착기 회사 르투어노 테크놀로지의 창업자 R.G. 르투어노의 일화는 유명합니다.

그는 평생 수입의 90%를 봉헌하고 10%로만 산 '거꾸로 십일조'의 주인공입니다.

그런데 그가 처음부터 부자여서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30대 초반, 그는 빚더미에 올라앉은 실패한 정비공이었습니다.

독실한 신자였던 그는 깊은 고민에 빠져 본당 목사님을 찾아가 눈물로 물었습니다. 

 

"목사님, 제가 돈 버는 일에만 매달리는 게 너무 속물 같습니다.

사업을 다 접고 선교사가 되어야 할까요?"

그때 목사님은 그의 어깨를 잡으며 이렇게 답했습니다.

"하느님에게는 설교하는 선교사도 필요하지만, 사업을 통해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낼 사업가도 필요하네."

이 말에 그는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깨달음을 얻습니다.

'아, 사업이 곧 나의 선교구나.

하느님이 나의 CEO구나.' 그날 그는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서원했습니다.

"주님, 제가 빚을 갚고 일어서게 해주신다면, 수입의 90%를 주님께 드리고 저는 10%로만 살겠습니다.

주님을 제 사업의 대주주로 모시겠습니다." 

 

그리고 기적처럼 사업이 일어섰을 때, 그는 평생 이 약속을 지켰습니다.

사람들이 "그러다 망한다"고 걱정하자 그는 껄껄 웃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삽으로 퍼서 하느님께 드리는데, 하느님은 포크레인으로 퍼서 제게 다시 채워주십니다.

그런데 하느님 포크레인이 제 삽보다 훨씬 큽니다." 

 

현대에도 이런 파격적인 증거자들은 존재합니다. 베스트셀러 『목적이 이끄는 삶』으로 유명한

릭 워렌 목사도 엄청난 인세 수입으로 돈방석에 앉았을 때, 세상 사람들은 그가 타락할 것이라며

눈을 흘겼습니다.

기독교를 '돈만 밝히는 집단'이라고 비난할 준비를 하고 있었지요. 

 

그때 릭 워렌은 아내와 상의하여 놀라운 결정을 내립니다.

르투어노처럼 수입의 90%를 헌금하고 10%로만 살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심지어 교회에서 지난 25년 동안 받았던 사례비를 전액 반납했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세속 언론과 대중들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의 과감한 봉헌은 백 마디 설교보다 더 강력하게 "저 목사가 믿는 신은 돈이 아니라 예수구나" 라는 사실을 입증했고, 수많은 사람을 교회로 이끌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구원받았다, 은총 입었다"라고 말하면서 지갑은 꽉 닫고 있다면, 세상은 우리의 믿음을 비웃을 것입니다.

세상은 보이지 않는 영성보다 보이는 물질을 더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세상을 어리둥절하게 만들 만큼의 과감한 봉헌이 필요합니다. 

 

성녀 캐서린 드렉셀의 삶이 바로 그랬습니다. 그녀는 미국 금융 재벌의 상속녀로, 현재 가치로

약 5천억 원이 넘는 유산을 물려받았습니다. 세상의 모든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었던 그녀는

수녀가 되기로 결심하고, 그 5천억 원을 하느님께 봉헌했습니다. 

 

그녀는 단순히 기부만 한 것이 아닙니다.

당시 미국 사회에서 가장 차별받던 흑인과 인디언들을 위해 자신의 유산을 쏟아부었습니다. 그녀는 미국 전역에 145개의 선교 본부와 12개의 인디언 학교, 50개의 흑인 학교를 세웠습니다.

특히 뉴올리언스에 있는 미국 유일의 흑인 가톨릭 대학교인 '제이비어 대학교(Xavier University)'도 그녀가 설립했습니다. 

 

그녀가 97세로 선종했을 때, 그 어마어마했던 개인 재산은 '0원'이었습니다.

그녀의 빈 통장은 그녀가 '세상의 상속녀'가 아닌 '하느님의 딸'임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신분증이었습니다. 

 

도미노 피자의 창업주 톰 모너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억만장자였던 그는 C.S. 루이스의 책 『순전한 기독교』를 읽고 교만이 가장 큰 죄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1998년 회사를 매각하고 "억만장자의 빈곤 서약"을 실천했습니다.

사치스러운 생활을 중단하고 재산의 대부분을 가톨릭 교육 재단에 헌납한 뒤, 자신은 검소한 생활비만 남겼습니다.

억만장자가 스스로 가난해지기를 선택했을 때,

세상 사람들은 그가 믿는 가톨릭 신앙의 진정성 앞에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들의 모습은 마치 영화 '바베트의 만찬'에 나오는 주인공 바베트를 닮았습니다.

복권에 당첨된 거금을 몽땅 털어 마을 사람들에게 천국 같은 한 끼를 대접하고 빈털터리가 된 그녀.

"이제 가난해서 어쩌냐"는 걱정에 "예술가는 가난하지 않습니다"라고 답했던 그녀처럼, 우리도 하느님께 드리는 것을 '소비'나 '지출'이 아니라 '작품'으로 여겨야 합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가 바치는 봉헌금과 교무금, 감사헌금은 교회의 유지비를 내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내가 받은 은총이 진짜입니다"라고 세상과 하느님 앞에 제출하는 증거물입니다.

우리는 봉헌으로도 선교할 수 있습니다. 세상은 못 하는 일이기에 그들을 놀라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치약으로 유명한 콜게이트의 창업자 윌리엄 콜게이트는 16세 때 집을 떠나며 뱃사공에게 들은 조언을 평생 잊지 않았습니다.

"돈을 벌면 반드시 그 돈의 주인인 하느님께 십일조를 드리게. 그러면 자네는 성공할 걸세." 

 

그는 사업이 번창할수록 십일조를 20%, 30%, 나중에는 50%까지 늘려나갔습니다.

그는 "이 돈은 내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잠시 맡기신 것"이라는 청지기 정신을 잃지 않았고,

사람들은 그의 기업이 200년 넘게 장수하는 비결을 그의 투명한 봉헌에서 찾았습니다. 

 

은총을 받으셨습니까?

그렇다면 즉시 바치십시오.

감동이 식기 전에, 계산기가 작동하기 전에

드려야 합니다. 

오늘 복음의 나병 환자가 깨끗해진 몸으로 사제에게 예물을 바쳤듯이, 루카 복음 19장의 자캐오를 보십시오.

그는 예수님을 만나 구원을 체험한 순간,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벌떡 일어나 외쳤습니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했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 

 

구원이 임했다는 증거는 '마음의 평화'보다 '지갑의 열림'으로 먼저 나타났습니다.

헌금은 내 인생의 주인이 '돈'에서 '예수님'으로 바뀌었다는 독립선언문입니다. 

 

우리는 돈을 걷는 종교가 아닙니다.

우리는 봉헌하는 종교입니다.

우리의 봉헌이 세상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그들을 주님께로 이끄는 거룩한 별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한 주간, 하느님께 드릴 감사헌금을 준비하며 내 믿음의 증거를 마련해 봅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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