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공현 대축일 후 토요일]
복음: 요한 3,22-30: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오늘 복음은 세례자 요한의 겸손한 고백을 중심으로 한다.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님께 사람들이 몰려가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을 때, 요한은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요한은 자신이 단순한 전달자, 선구자, 준비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라 그분에 앞서 파견된 사람일 뿐이다.”(28절) 그는 자기 자리가 하느님께서 주신 자리라는 것을 깨닫고, 그 이상을 원하지 않는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말한다. “요한은 자신을 빛이 아니라고 고백하며, 오히려 빛을 증거하는 사람임을 알았다. 참된 겸손이야말로 인간이 설 자리를 지켜 준다.”(Tractatus in Ioannem, 14,5)
요한은 “사람은 하늘에서 주어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받을 수 없다.”(27절) 한다. 예수님께 사람들이 몰려가는 것도, 제자들이 따르는 것도, 모두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의 결과이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 대목을 해설하며 “요한은 인간의 질투심을 초월했다. 그는 자신에게서 무언가 빼앗긴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계획이 드러나고 있음을 본 것이다.”(Homilia in Ioannem, 30,1)라고 합니다.
요한은 자신을 ‘신랑의 친구’로 소개한다. 신랑이신 그리스도가 오셨으니, 이제 자신은 기뻐하며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예수님을 ‘신랑’으로, 이스라엘과 교회를 ‘신부’로 바라보았다. 오리게네스는 말합니다. “세례자 요한은 신랑의 목소리를 듣고 기뻐하는 친구다. 그리스도의 목소리를 듣는 영혼마다 그 기쁨에 참여한다.”(Commentarium in Ioannem, VI,29) 교회는 이 이미지를 발전시켜, 혼인 잔치의 주인공이신 그리스도와 교회(신부)의 일치를 ‘구원의 신비’로 해석했습니다.(에페 5,25-32)
요한의 마지막 고백은 단순한 체념이 아니다. 그것은 사명을 다한 기쁨, 그리고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는 참된 겸손의 표현이다. 성 베다 존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의 빛이 커져 갈수록 인간의 그림자는 작아진다. 그러나 그 빛 안에서 작아지는 것은 멸망이 아니라 구원이다.”(In Evangelium Ioannis Expositio, III,30)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진정한 겸손을 가르친다. 우리가 사람들을 우리에게 묶어 두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예수님께로 인도해야 한다는 것; 우리가 빛이 아니라 빛을 증거하는 자라는 것; 그리고 우리의 사명은 다할 때 물러날 줄 아는 기쁨의 겸손이라는 것을 세례자 요한은 보여준다.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30절) 이 말은 우리 삶의 지침이다. 나의 자리, 나의 명예, 나의 성공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가 드러나시도록 내어드리는 삶.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참된 기쁨이다. 요한 세례자와 같은 마음으로 우리도 언제나 주님의 길을 준비하는 삶으로 그리스도를 다른 사람들에게 낳아 줄 수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