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는 이방인, 곧 그리스인으로서 사도 바오로에 의해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다음, 바오로의 선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가운데, 때로는 바오로를 대신하여 이방인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섰던 분들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티모테오를 “우리의 형제이며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한 하느님의 협력자”(1테살 3,2), “나의 협력자 티모테오”(로마 16,21), “내가 주님 안에서 사랑하는 나의 성실한 아들”(1코린 4,17)이라 부를 만큼, 제자 관계를 넘어 절친한 친구이자 협력자 그리고 아들 같은 존재로 여깁니다. 또한 티토에게는 “내 동지이며 여러분을 위한 나의 협력자”(2코린 8,23), “같은 믿음에 따라 나의 착실한 아들이 된 티토”(티토 1,4)라고 칭하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냅니다.
한편, 티모테오는 에페소 교회를, 티토는 크레타 교회를 맡아 돌보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사도 바오로가 이들에게 보낸 세 통의 편지는 사목자들과 신자들에게 지침이 되는 많은 권고를 담고 있어 사목서간이라는 별도의 이름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 제자들을 일차적으로 시험 파견하시며, 일종의 파견사와 같은 말씀을 건네십니다.
첫째,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을 보내주십사고 청하여라.” 하고 이르십니다. 준비 작업은 청함, 곧 기도라는 말씀입니다. 복음 선포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기도가 앞서야 한다는 대원칙 천명입니다. 기도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우리 신앙인들의 현실입니다. 누구에게 무엇인가를 청한다는 것은, 청할 만큼 나는 부족한 존재이며, 이 청을 들어주실 만큼 능력이 있는 분에 대한 고백, 나아가 신앙고백이 될 것입니다. 다른 것에는 부족함이 있어도, 기도만큼은 철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둘째, 기도와 함께 우리가 늘 가슴에 담고 있어야 할 덕목은 겸손입니다. 세례성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난 이래, 지금까지 부족하지만, 정성껏 주님의 말씀을 뿌리고, 잡초를 제거하고, 병충해 방지를 위해 애쓰고 등등 일해오면서, 그래도 추수의 기쁨만큼은 주님께 드려야지 생각해 왔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주님은 그저 추수할 일꾼을 필요로 하신답니다. 땀 흘려 일해 왔다 생각했는데, 그것은 겨우 추수의 기쁨이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주님이 다 차려놓으신 잔치상에서, 기쁨만 누리면 된다는 의식의 전환입니다. 그러니 겸손의 몸짓, 감사의 마음으로 화답할 일만 남아 있는 우리들입니다.
끝으로, 형제에게 평화를 빌어주는 일, 그것이 바로 겸손한 모습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길입니다. ‘평화’, ‘샬롬’하면, 하나의 인사말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그 평화가 되돌아온다는 가르침을 보면 깊은 의미가 담겨 있는 게 분명합니다. 사실 유다인들은 행복이라는 단어가 없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흔히 평화라는 단어로 행복을 표현하기 일쑤였습니다. 성경에서 평화는 이처럼 남을 행복하게, 남을 편하게 해주는 개념입니다. 따라서 오늘 예수님은 행복을 전하면서 우리 자신 행복해질 것이며, 남을 편하게 해주면서 우리 자신이 편안함을 느끼는 삶이 될 것임을 예고하십니다. 바로 거기에 구원이 있고, 바로 거기에서 하느님 나라가 건설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오늘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축일을 맞이해서, 우리 모두 기도에 더욱 정성을 다하고,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는 가운데, 서로에게 평화를 빌어주는 사람, 서로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하며, 이를 실천에 옮기는, 복된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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