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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31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6-01-30 조회수 : 106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오늘 복음 속의 풍랑 이야기는, 전통적인 방법에 따라, 두 가지 측면에서 읽고 묵상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상징적인 측면이며, 다른 하나는 서술적인 측면입니다.

 

먼저, 거센 돌풍으로 뒤흔들리고 있는 호수는 하느님을 반대하거나 저항하는 불순종의 세력을 상징합니다. 강과 호수 또는 바다를 이루는 물은 무엇보다도 생명의 원천이고 생명을 유지하는 절대적인 힘이지만, 동시에 생명을 위협하는 두려움의 요소이기도 합니다. 호수나 바다의 물은 계속 출렁거림으로써 인간을 불안감에 떨게 하며, 거센 바람 등으로 그 출렁거림이 정도를 더할수록 불안감 또한 비례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이 이 호수를 잠잠하게 하셨다는 것은, 그분은 우주적이며 자연적인 세력을 다스리는 능력만이 아니라, 특히 불순종의 세력, 악의 세력을 지배할 능력이 있는 분임을 드러내는 표징으로 다가옵니다.

바로 이 예수님에 대하여 바리사이들은 물론 제자들도 많은 질문을 쏟아낸 바 있습니다: ‘이분이 누구신데, 죄를 용서하시는가?’, ‘이분이 누구신데, 병을 낫게 하시는가?’, ‘이분이 누구신데, 만군의 주님께 적대적인 세력, 곧 악마 등 불순종의 세력을 제압하시는가?’ 우리는 어떻습니까? 예수님이 우리 마음의 적대감을 가라앉히고 치유하실 수 있는 분임을 믿어 고백하며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까?

 

다음, 이 이야기는 다시 한번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서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호수를 가로질러 건너감은 우리의 인생, 특히 신앙인으로서의 삶을 묘사해줍니다. 예수님은 군중과 함께하시며 가르치시느라 지치신 상태이며, 따라서 쉼의 시간이 필요했기에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고 계셨습니다.바로 이때 거센 돌풍이 배를 뒤흔들어 제자들을 불안감에 떨게 합니다. 사실 돌풍의 정도가 정확하게 어떠했는지는 몰라도, ‘예수님은 계속해서 주무시고 계셨다.’ 하는 언급에서 갈릴래아 호수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심한 바람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신앙생활을 해나가면서도 외부에서 불어오는 이러저러한 바람도 문제이지만,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내부에서 불어대는 바람이 아닌가 사료됩니다. 그것이 외부에서 비롯된 것이든 내부에서 솟구친 것이든, 예수님이 우리와 함께 같은 배 안에 계시다는 믿음만 확고하다면 다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이련만, 너무나 자주 잊거나, 또는 예수님의 그 잠을 부재 또는 무관심으로 받아들이는, 신앙인답지 않은 해석 또는 판단이 문제입니다.

 

한편, 사실 오늘의 이 이야기는 당신의 사람들, 곧 사도들을 위한 가르침이었음이 분명합니다. 그 배 안에는 현실적으로 예수님과 사도들만이 탑승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도들에게는 잊고 싶고 지우고 싶었던 이 수치스러운(?) 이야기가 바로 사도들의 입을 통해 전승되었다는 사실로 미루어, 그들이 주님의 뒤를 이어 교회를 위해 봉사하고 전파해 나가면서 내외적인 두려움이 불어닥칠 때마다, 이 이야기를 기억하며 더욱 힘과 용기를 냈을 것입니다.

 

신앙인으로 열심히 살아가면서도, 크고 작은 내외적인 위기 앞에서 때로 갸우뚱하거나 깊은 고민에 빠져드는 것 또한 우리의 신앙생활입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 하나하나가 바로 신앙생활이며, 신앙 성숙을 위한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그렇게 간절하게, 그렇게 소리 높여 청해도 아무런 응답을 내려주지 않으시는 것처럼 보이는 주님께, 그래도 주님은 분명 우리와 함께하시며 우리의 청을 당신의 뜻대로 꼭 들어주시는 분임을 믿어 고백하며, 변함없는 마음으로 성숙한 신앙인의 모습을 다져나가는, 뜻깊은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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