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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31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1-31 조회수 : 29

오늘 복음은 우리 삶 속에서 일어나는 ‘풍랑’과 그 속에서 함께 계시는 주님을 묵상하도록 이끌어 준다. 예수님께서 “호수 저쪽으로 건너가자”(35절) 하실 때, 그것은 단순히 지리적 이동만을 뜻하지 않는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호수의 건너편은 “세상의 현세적 불안에서 저 하느님 나라의 평화로 건너감”이라고 해석한다(Serm. 75,1). 우리도 주님의 부르심을 따라 현재의 불안과 한계를 넘어 영원한 생명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배 안에서 주무시는 예수님의 모습은 십자가 위에서 아무 힘없이 죽으신 주님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사실 그분은 결코 우리를 떠나 계신 것이 아니라, 제자들의 믿음을 시험하시며 더 큰 신뢰로 이끄시는 분이십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그리스도께서 주무시는 것은 당신이 무력해서가 아니라, 제자들의 두려움 속에서 그들의 믿음을 드러내시려는 것”(Homilia in Matthaeum 28,1)이라고 한다. 우리 교회 역시 역사의 바다 위에서 종종 풍랑을 만난다. 외부의 박해, 내부의 분열, 개인의 고통과 신앙의 위기, 그러나 배 안에 주님이 계신다는 사실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 
 
예수님의 한 말씀에 바람과 파도가 잔잔해진다. 이는 단순한 자연의 기적이 아니라, 그분이 창조주 하느님이심을 드러내는 계시이다. 오리게네스는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의 말씀은 자연을 다스릴 뿐 아니라, 인간 마음의 풍랑도 가라앉힌다.”(Comm. in Matth. 11,6). 우리의 내적 불안과 두려움 역시 주님의 말씀 한마디 앞에서 평화를 되찾을 수 있다. 
 
오늘 복음의 핵심은 제자들의 두려움과 믿음의 부족이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물으신다. “너희의 믿음은 어디 있느냐?”(루카 8,25 병행구). 교리서도 가르친다. “시련 중에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계심에도 불구하고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러나 우리는 믿음으로써 예수님의 현존과 권능을 확신한다.”(671항 참조). 
 
우리의 삶은 호수 위를 항해하는 작은 배와 같다. 때로는 가족의 아픔, 사회의 불의, 개인의 상처가 풍랑처럼 덮쳐온다. 그러나 주님은 고물에 계시다. 비록 ‘주무시는 것처럼’ 보여도, 언제나 함께 계시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풍랑 없는 인생이 아니라, 풍랑 속에서도 주님을 의지하는 흔들림 없는 믿음이다. 
 
성 아우구스티노의 말처럼, “너의 마음 안에 풍랑이 일고, 네 안에서 예수님이 주무신다면, 예수님을 깨워라. 곧 믿음을 일깨워라.”(Serm. 63,1). 우리의 인생은 풍랑을 피할 수 없는 항해이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말자. 배 안에 주님이 계시다. 믿음을 일깨우고 그분께 온전히 맡길 때, 그분의 말씀은 우리의 삶에 평화를 가져다줄 것이다.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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