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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4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2-04 조회수 : 26

복음: 마르 6,1-6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호젓한 들길을 걸어가다가 무성한 잡초 속에 피어있는 예쁜 보라색 도라지꽃 한 송이를 만났을 때, 많은 사람은 외칩니다.

“와! 도라지다. 도라지 뿌리가 기관지에 엄청 좋다던데. 새콤달콤한 양념해서 무쳐 먹으면

정말 맛 있는데...” 

 

그러나 영적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은 전혀 다르게 생각합니다.

작고 어여쁜 꽃 한 송이에 담겨있는 창조주 하느님의 손길을 떠올리며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올립니다.

함께 뿌려진 수많은 씨앗은 세상도 보지 못했을 텐데, 저렇게 청초하게 피어나기까지 치러야 했던

꽃 나름의 노고와 발버둥 쳤던 세월을 헤아립니다.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너무나 왜곡되고 흐려져 있었다는 것을 반성합니다.

어쩔 수 없이 지니고 살아가는 한계와 결핍으로 인해 발생한 지난 시절의 상처와 아픔에만 연연합니다.

자신을 지나치게 비하하며 좌절과 실패의 흔적들만 뚫어지게 바라봅니다. 

 

비록 죄투성이고 상처 투성이인 인생을 살아왔지만, 그래도 내 안에 주님께서 현존하시고, 그분의 영께서 나를 사랑하시고 인도하심을 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내가 얼마나 가치있고 존귀한 존재인지를 아예 생각조차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많은 사람이 보고 있지만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인식하고 판단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 그 너머의 보이지 않는 것은 아예 보지 못합니다.

바라봄의 폭이 좁고 제한적이다 보니, 왜곡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보고, 하느님을 바라보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30년 세월을 동고동락했던 나자렛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그들은 철저하게도 제한적인 시선으로 그분을 바라봤습니다.

보이는 것만으로 주님을 판단한 것입니다. 

 

“저 사람은 목수로서 마리아의 아들이며, 야고보, 요세, 유다, 시몬과 형제간이 아닌가?

그의 누이들이 우리와 함께 여기에 살고 있지 않는가?”(마르 6,3)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돌아보니 저 역시 얼마나 왜곡되고 제한적인 시선으로 나와 이웃을, 세상과 하느님을 바라봤었는지,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특히 나만의 잣대와 경험치로 하느님과 세상을 바라봤으니, 그간의 영성 생활이 얼마나 어색하고 위험한 것이었는지... 

 

지금 내가 지니고 있는 시야가 괜찮은지 진지하게 돌아봐야 하겠습니다.

나는 눈에 보이는 것 그 너머의 것을 내다보고 있는지?

이 땅에 오신 하느님이신 예수 그리스도 그분의 신원과 정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지?

그분을 그저 내 건강과 성공, 안락한 생활을 위한 안전장치로만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느님 아닌 하느님을 믿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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