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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5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2-05 조회수 : 28

예전에 강원도로 래프팅하러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함께 갔던 우리는 전날 비가 많이 왔기에 물살이 빨라 재미있겠다고 서로 기대했습니다. 실제로 우리의 예상대로 물살은 정말로 빨랐습니다. 그러다가 배가 뒤집어지고 말았습니다. 배에서 떨어져 나간 뒤에 다시 배에 타기 위해 헤엄을 쳤습니다. 그러나 유속이 너무 빨라서 배를 따라잡을 수 없었고 제가 원하는 대로 갈 수도 없었습니다. 아주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때 누군가가 큰 소리로 말합니다.


“수영하지 마. 그냥 가만히 있어.”


구명조끼와 안전모를 하고 있으니, 그냥 물의 흐름에 맡기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소리를 듣고 수영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었습니다. 아주 편안해졌습니다. 그리고 물살이 잔잔해지는 곳까지 내려온 뒤에 수영해서 다시 배에 올라탈 수 있었습니다. 수영을 잘한다 해도 자연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유일하게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냥 편안히 몸을 맡기는 것뿐이었습니다.


우리가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모든 것을 맡기면 편안한데 세상의 기준을 내세우면서 ‘이것도 필요해.’, ‘저것도 필요해.’라면서 욕심과 이기심만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자리는 만들려고 하지 않고, 그저 세상의 자리만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 누구도 하느님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합니다. 그런데 주신 것은 딱 하나,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마르 6,7)이었습니다. 능력이 아닌 권한을 주셨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하십니다. 유일하게 허용된 것은 지팡이와 신발입니다. 이집트 탈출 때를 연상하게 합니다. 탈출기에서 “신을 신고 지팡이를 쥐고 급히 먹어라.”(탈출 12,11)라는 구절이 있거든요. 즉, 제자들은 새로운 해방을 선포하는 나그네이자 순례자로서 길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는 것일까요? 세상 안에서 안전장치라고 할 수 있는 식량, 여행 보따리, 돈 등을 비우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빈자리에 하느님을 모시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어렵고 힘든 세상 안에서 하느님께 온전히 맡길 수 있습니다. 그래야 하느님의 권능과 보호하심에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우리의 힘은 세상 것의 소유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세상 안에서 인정받는 특별한 능력에서 나온 것도 아닙니다. 그보다 하느님 안에서만 힘을 낼 수 있으며, 그 힘으로 살 수 있습니다.


오늘의 명언: 나는 대리석 안에 숨어 있는 천사를 보았고, 그 천사가 풀려날 때까지 돌을 깎았다(미켈란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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