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르 8,1-10: “빵 일곱 개와 주님의 축복”
오늘 복음은 다시 한번 빵의 기적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예수님께서는 굶주린 군중들을 보시고 이렇게 말씀하신다. “저 군중이 가엾구나. 사흘째 나와 함께 지내면서 먹을 것이 없다.”(2절) 군중들은 사흘 동안이나 예수님과 함께 머물렀다. 그들은 말씀을 듣고, 그분의 현존 안에 머물고 싶어 굶주림마저 잊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허기와 피로를 외면하지 않으신다. 말씀의 빵뿐 아니라, 생명의 양식으로 그들을 채워주신다.
제자들은 단지 “빵 일곱 개”와 몇 마리의 작은 물고기밖에 없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그 작은 것을 예수님께 내어놓는다. 바로 거기서 기적이 시작된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말한다. “너희가 가진 것은 아무리 작을지라도, 그것을 사랑으로 내어놓을 때, 하느님께서는 충만하게 채워주신다.”(Sermo 130,2) 우리가 가진 것이 많아서가 아니라, 작아도 내어놓을 때 주님의 축복이 덧붙여지고, 그것이 수많은 이들을 살리는 기적의 씨앗이 된다.
예수님은 빵을 들고 감사기도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나누어주신다. 그리고 제자들이 군중에게 나누어 준다. 기적은 단순히 예수님 홀로 이루신 일이 아니라, 제자들의 협조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는 교회의 사명을 잘 보여준다. 교리서도 이렇게 가르친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창조하시고, 그를 혼자가 아니라 협력자로 부르신다. 그분은 우리의 작은 봉헌을 당신의 섭리에 결합시키신다.”(307 참조) 우리의 작은 것, 우리의 작은 봉사, 우리의 작은 나눔이 바로 하느님의 위대한 일에 쓰이는 재료가 된다.
일곱은 성경에서 충만함과 완전함을 뜻한다. 따라서 “빵 일곱 개”는 단순히 적은 수량이 아니라, 하느님의 충만한 은총이 임할 수 있는 씨앗을 상징한다. 성 치프리아노는 이 대목을 해석하며 “주님의 손에 들어가면 일곱 개의 빵은 일곱 배, 아니 무한히 불어나 그분의 교회를 먹이신다.”(De unitate Ecclesiae 6)라고 한다. 우리가 내어놓는 작은 봉헌도 주님께서는 교회를 살리고 세상을 살리는 풍요로운 은총으로 바꾸신다.
이 복음은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다. 나는 주님께 내어놓을 빵 일곱 개를 가지고 있는가? 혹시 내 가진 것이 너무 적다며 숨기고 있지는 않은가? 나눔을 미루는 순간, 주님의 기적도 멀어진다는 것을 잊고 있지 않은가?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네가 가진 것을 내 손에 맡겨라. 작아도 괜찮다. 내가 그것을 축복하여 충만하게 하겠다.” 우리의 시간, 우리의 작은 재능, 우리의 정성 어린 봉헌이 바로 빵 일곱 개가 되어 교회를 살리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은총의 통로가 될 것이다. “주님, 저의 빵 일곱 개와 작은 마음을 주님께 드리오니, 주님의 축복으로 많은 이를 살리는 기적을 이루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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