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르 8,1-10
우리의 결핍과 눈물이 하느님 사랑의 기적을 불러옵니다!
가끔 보기만 봐도 마음이 짠해오는 아이들을 만납니다.
어린 나이에 부모와 사별하고 밤마다 베개를 눈물로 적시는 아이들, 부모와 생이별하고 이 세상 그 어디에도 마음 둘 곳 없어 정처 없이 떠도는 아이들...
그저 안타깝고 안쓰러워 만날 때 마다 꼭 끌어안고 등을 두드려 줍니다.
뭐라도 생기면 주고싶고, 어떻게든 얼굴에 웃음기가 돌게 할 수 있을까, 백방으로 노력합니다.
세상 부족하고 나약하며 죄인인 저같은 사람도 딱한 아이를 보면 이렇듯 측은지심을 느끼는데,
사랑으로 충만하신 하느님의 우리를 향한 자비심과 연민의 정은 얼마나 깊을 것인가, 생각하니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나이를 조금씩 먹어가면서 생긴 작은 변화가 한가지 있습니다.
사람을 향한 시선의 작은 변화입니다.
전에는 경쟁의 대상이요, 시기 질투의 대상이요, 미움의 대상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인생의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깊은 바닥 체험도 하면서 형제들을 향한 시선이 이제는 연민의 시선, 안타까움의 시선, 측은지심의 시선으로 바뀌었습니다.
앞모습만 바라보지 않고 뒷모습을 예의주시합니다.
모순투성이요 결핍투성이인 그의 모습도 바라보지만 다양한 한계와 부족함 속에 부대끼며 고생하는 가련한 모습도 눈여겨봅니다.
그러다 보니 작은 기적도 체험합니다.
관계 안에서 언제나 티격태격하다 보니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였는데, 연민과 측은지심의 시선을 지니게 되니, 모든 것이 용서가 되고, 그러려니 너그럽게 봐주게 되고, 그러다 보니 잔잔한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연민과 측은지심이 불러오는 기적이 엄청난 것입니다.
당신을 따라다니느라 끼니마저 제대로 챙기지 못한 백성을 향해 지니셨던 예수님의 측은지심은
엄청난 빵의 기적을 불러왔습니다.
“저 군중이 가엾구나. 벌써 사흘 동안이나 내 곁에 머물렀는데 먹을 것이 없으니 말이다.
내가 저들을 굶겨서 집으로 돌려보내면 길에서 쓰러질 것이다.
더구나 저들 가운데에는 먼데서 온 사람들도 있다.”(마르 8,2-3)
보십시오. 예수님께서는 말씀한 선포하신 것이 아니라, 말씀을 경청하고 있던 군중의 처지를
하나 하나 잘 헤아리고 계셨습니다.
저들 가운데에는 지금 약간의 먹거리를 지니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벌써 몇 끼니를 건너 뛴 사람도 있고, 멀리서 온 사람들도 있음을 알고 계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영혼의 양식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양식, 육체적인 양식도 제공하고 싶으셨던 것입니다.
하느님이셨지만 철저하게도 한 인간이셨던 예수님이셨기에, 우리 인간의 처지를 잘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왜 우리 인간을 당신 눈동자처럼 애지중지하시고 구원의 길로 초대하시는 것일까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이 세상 살아가면서 쌓아온 선행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가 당신 마음에 딱 드는 예쁜 행동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거역하지 않고 당신 계명에 고분고분 따랐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게 다가 아니더군요.
우리의 한계, 우리의 죄, 우리의 눈물, 우리의 고통...이런 우리 인간의 결핍이 하느님의 측은지심을 불러일으키며, 그 결과가 결국 구원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결국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모든 결핍은 곧 있을 하느님 축복의 한 표현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지금 우리가 견디고 있는 이 모든 불행 역시 오래 가지 않아 변화될 하느님 위로의 손길이라 저는 믿습니다.
지금 우리의 상황이 최악이라면 머지않아 하느님 도움의 손길이 다가오리라 저는 확신합니다.
지금 우리가 생의 가장 밑바닥에 서있다면, 올라갈 순간이 멀지 않았다는 표시입니다.
지금 눈물 흘리고 있다면, 지금 깊은 슬픔에 잠겨있다면, 사랑의 하느님께서 천천히 나를 향해 다가오심이 확실합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