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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15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6-02-14 조회수 : 79

변화와 결단의 삶

 

[말씀]

1독서(집회 15,15-20)

기원전 2세기 초에 집회서를 저술한 벤 시라라는 현자는 자기 주위의 우유부단한 성격의 소유자들에게 걱정하는 마음과 함께 결단을 요구하는 말씀을 남깁니다. 율법 준수를 정당화하기 위해 흔히 인간의 자유를 경시하는 경우가 많으나, 현자는 이를 거슬러 강하게 저항합니다. 그는 신명기의 전통적인 가르침을 다시금 확인하면서, 인간은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존재이며, 동시에 선택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하는 존재임을 역설합니다.

2독서(1코린 2,6-10)

지난주 독서의 말씀에서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분열을 경계하신 적이 있습니다. 이 분열은 그리스도의 부르심과 대립하는 순수 세속적인 판단으로 빚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는 당신의 십자가상 죽음으로 이러한 현실을 이미 타개하신 분입니다. 이 십자가는, 자기의 판단에 대하여 확신을 지니고 있던 사람에게는 어리석은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십자가는 분명 하느님에게서 오는 참된 지혜의 원천이며 완성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이 지혜의 신비를 조금씩 밝혀 나가실 것입니다.

복음(마태 5,17-37)

모세의 율법은 기나긴 세월 속에 여러 가지 제약들이 끊임없이 첨부되면서 그 본래의 가치를, 특히 사랑을 실천하라는 부르심에 대한 응답이라는 역동적인 의미를 상실해 나갔습니다. 예수님은, 이 율법 해석의 권위자로 자처하던 사람들의 반응을 아랑곳하지 않으신 채, 율법의 근본적인 요소들을 추려내 새롭게 쓰기 시작하십니다. 하느님 나라를 열망하는 사람들은 그 행실이 보다 근원적이며 자발적이어야 하며, 사랑 실천 또한 일회성 실천을 넘어 몸과 마음을 다해 지속되어야 합니다.


[새김]

미지의 새로운 세계를 향하여 나아가는 꿈을 꿀 때마다, 흥분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두려움 또한 숨기지 못합니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이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나, 이 도전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의지하고 살아왔던 모든 의식과 행동 방식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이 가져다주는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살아왔던 대로 그냥 살아가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은가 봅니다. 이집트 종살이 생활 속에서 히브리인들은 고통을 하소연했으나, 하느님이 보내신 모세가 고통 중에 있는 이들을 이끌어 해방의 길, 자유의 길로 안내하려 하자 저항을 굽히지 않습니다.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기 위해 애쓰기보다 종살이 생활을 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고, 책임질 일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집트 종살이에서의 해방이 진정한 해방이 되기 위해서는, 해방이라는 하느님의 선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자세가 우선 되어야 합니다. 그러하지 못하면, 이집트에서 장소를 옮긴다 해도 수동적인 종살이 생활은 지속될 것입니다. 이 가르침은 과거 이스라엘 백성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바로 지금의 우리를 위한 가르침으로 머뭅니다. 새로운 모세이신 예수님은 늘 우리를 해방과 자유의 길로 부르시는 만큼, 우리도 두려움을 가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우리의 생각과 삶의 방식을 포기하고 새롭게 출발할 각오를 갖추어야만 그분의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그분의 가르침이 구약성경의 규정들보다 더욱더 근원적이기에 망설일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그분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진정한 자유인의 삶, 인간답게 사는 길을 제시해 주는 것이기에 감사의 마음으로 수용해야 합니다. 사랑을 주고받지 않고서 우리는 한순간도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은 외적인 조건이나 상황보다는 내적인 변화와 결단에서 활력을 찾으며, 거기에서 또한 보람과 기쁨을 누립니다. 신앙생활은 더욱 그러합니다. 우리 모두 그대로 실천에 옮기고자 노력하는 주님의 가르침은 안일을 벗어나 변화를 촉구하고, 주저를 떠나 결단을 요구하는 말씀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변화와 결단의 삶으로 주님을 따르는 신앙인임을 다시금 확인하며 다지는, 소중한 한 주간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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