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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1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3-01 조회수 : 24

복음: 마태 17,1-9: 예수님의 얼굴은 해처럼 빛났다. 
 
1. 영광의 신비와 십자가의 신비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사건을 전해준다. 예수님의 얼굴이 해처럼 빛나고, 옷은 눈부시게 희어졌으며,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하늘에서 들려오는 음성,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5절) 이 사건은 단순히 기적적인 광경이 아니라, 십자가를 향한 길 위에서 미리 드러난 부활의 영광이다. 예수님은 곧 다가올 수난의 길이 단순한 비극이 아니라, 영광으로 가는 길임을 제자들에게 미리 보여 주신 것이다. 교리서는 이를 이렇게 해석한다. “예수님의 변모는 그분의 인성 안에서 이미 일어나고 있는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나타낸다. 이는 그분의 수난 이후에 완전히 드러날 영광의 예고이다.”(554항) 
 
2.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신앙의 순종
하늘의 음성은 우리에게도 반복된다.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5절) 이 말씀은 단순히 ‘듣는 것’을 넘어, 그리스도의 말씀에 순종하여 그분의 길을 따르라는 초대다. ‘듣는다’는 히브리어 שָׁמַע(쉐마)는 “듣고 실천하다.”라는 뜻을 함께 지닌다. 즉, 신앙은 단순한 지적 동의가 아니라, 삶을 통한 응답이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를 이렇게 해석한다. “그리스도는 산 위에서 변모하셨고, 그분의 제자들은 그 빛 속에서 우리가 변화되어야 할 모습을 보았다. 그러나 그 빛에 이르기 위해서는 먼저 십자가를 져야 한다.”(Sermo 78,6) 즉, 제자들이 “그의 말을 듣는 것”은 영광의 신비와 수난의 신비를 함께 받아들이는 것이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다음과 같이 덧붙인다. “주님께서는 그분의 수난을 앞두고 제자들에게 그분의 영광을 미리 보여주심으로써, 그들의 믿음을 굳건히 하시려 했다.”(Homilia in Matthaeum 56, 2) 
 
3. 믿음으로 떠나는 여정: 아브라함의 순종
제1독서의 아브라함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여, 믿음의 여정을 시작했다. 그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창세 12,1) 미지의 땅으로 나아갔다. 그의 믿음은 확실한 보장을 보고서가 아니라, 말씀만을 믿고 떠나는 신뢰의 순종이었다. 교리서는 말한다. “믿음은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인간의 응답이다. 그 말씀은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는 신비를 드러내지만, 믿음은 그 신비 안으로 자신을 맡긴다.”(142항) 사순 시기, 우리도 아브라함처럼 순종의 신앙으로 떠나야 한다. 신앙은 단지 영광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신뢰하며 걷는 길이다. 그래서 베드로 사도는 이렇게 고백한다. “우리는 그분의 언약에 따라, 의로움이 깃든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2베드 3,13) 
 
4. 변모의 빛: 우리 안에서의 내적 변화
예수님의 변모는 우리의 변모를 향한 표징이기도 하다. 성 이레네오는 다음과 같이 가르친다. “살아 있는 인간이 하느님의 영광이며, 인간의 생명은 하느님을 보는 것이다.”(Adversus Haereses, IV,20,7) 그리스도인의 삶은 그리스도의 빛으로 서서히 변화되어 가는 과정이다. 그분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에 따라 살아감으로써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닮아간다. 교리서는 말한다. “그리스도인의 소명은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변화되는 것이다. 이는 성령의 은총으로 가능하며, 그리스도의 얼굴을 바라보는 묵상을 통해 이루어진다.”(556항) 
 
5. 실천적 결론: “듣고, 변모하라.”
오늘 복음의 핵심은 분명하다.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5절) 이 말씀은 사순 시기를 살아가는 모든 신앙인의 길잡이다. 예수님의 변모는 단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삶 속에서 일어나야 하는 신비이다. 우리가 그분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실천할 때, 그리스도의 빛은 우리 안에서 다시 빛나며, 그분 부활의 영광에 동참할 희망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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