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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14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3-14 조회수 : 57

[사순 제3주간 토요일] 
 
복음: 루카 18,9-14: 바리사이와 세리의 기도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두 사람의 기도를 대조하신다. 바리사이는 성전 안에서 서서 자기의 선행을 나열하며,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한다. 반면 세리는 감히 눈을 들지도 못하고, 가슴을 치며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13절)라고 기도한다. 예수님의 결론은 분명하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바리사이가 아니라 이 세리가 의롭게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14절) 
 
바리사이의 기도는 하느님께 드려진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향한 말이었다. 그는 단식과 십일조라는 율법적 행위를 통해 자랑을 늘어놓으며 다른 사람을 비난했다. 오리게네스는 이 장면을 이렇게 해석한다. “바리사이는 감사한다고 말하지만, 그의 기도 속에는 감사가 없고, 오히려 교만과 자만이 가득 차 있다.”(Homiliae in Lucam, Hom. 39) 그의 기도는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하지 않고, 자신을 드높이려는 것이었다. 
 
세리는 멀찍이 서서 감히 눈조차 들지 못하고 가슴을 치며 기도한다. 그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며, 하느님의 자비를 간청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말한다. “세리는 자기 죄를 드러냈고, 하느님은 그를 용서하셨다. 그는 자신을 낮추었기에, 하느님께서 그를 들어 올리셨다.”(Enarrationes in Psalmos, Ps. 85, 7) 겸손한 고백은 하느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제사이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또한 강조한다. “하느님은 겸손한 이의 기도에 귀를 기울이신다. 왜냐하면, 겸손은 모든 덕의 뿌리이기 때문이다.”(Homiliae in Matthaeum, Hom. 15,3) 교리서도 겸손을 이렇게 정의한다. “겸손은 피조물이 자기 자신을 하느님 앞에서 있는 그대로 진실하게 인정하는 것이다.”(2559항) 또한 “회개하는 자의 기도는 겸손한 신뢰와 함께 이뤄져야 한다. 겸손은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열쇠이다.”(2631항) 따라서, 참된 기도는 자기 과시가 아니라, 죄를 고백하며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는 데 있다. 
 
사순절은 단식, 기도, 자선을 실천하는 때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교만과 자랑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주님께서는 외적인 행위보다 마음의 겸손을 원하신다. 바리사이는 자신의 선행을 드높였지만, 하느님께 닿지 못했고, 세리는 자신의 죄를 고백했기에 의롭게 되었다. 결국 “내가 남들보다 나은가?”가 아니라, “내가 하느님 앞에서 어떤 존재인가?”가 신앙의 핵심 질문이다. 우리도 세리와 같은 겸손한 기도를 드려야 한다.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13절) 이 기도가 우리의 마음을 정화하고, 하느님께 가까이 이끌어 준다. 이 사순절 동안 우리가 교만을 버리고, 겸손 속에서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하며, 참된 의로움 안에서 살아가길 청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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