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수난 성지 주일.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시면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시지."(요한 27,42)
환호와 배신,
영광과 고통이
십자가에서
함께 만납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신 이유는
십자가를 통해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함입니다.
십자가는
하느님의 통치 방식이
무엇인지를 드러내는
자리입니다.
우리는 고통을
피하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고통을
회피하지 않으십니다.
억울함 속에서도
변명하지 않으시고
다투지 않으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에서
내려오지 않으십니다.
십자가는
하느님의 뜻이
인간의 역사 안에서
끝까지 관철되는
자리입니다.
편한 곳을
찾는 것이 아니라
사랑해야 할 자리에서
머무르는 힘입니다.
십자가에서 내려오는 것은
고통을 피하는 선택입니다.
십자가에 매달린 모습은
패배처럼 보이기에
사람들은 그분을
부정합니다.
환호 속에서도,
조롱 속에서도,
예수님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습니다.
환호에서 십자가로
이어지는 길 위에서
끝까지 변하지 않는
사랑을 만납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은
단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선택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붙잡지 않기에
흔들리지 않고,
피하지 않기에
왜곡되지 않습니다.
우리 손에 든 것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놓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우리의 뜻을
내려놓는
성주간 되시길
진심으로
기도드립니다.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은
끝까지 사랑하시는
십자가이며
내려올 수 있음에도
내려오지 않는
주님을 바라보는
은총의 주일입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