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2주간 금요일]
복음: 요한 6,1-15: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복음은 예수님께서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을 전해준다. 이는 하늘로부터 내려올 참된 빵, 곧 당신 자신을 주시려는 표징이다. 필립보는 계산하며 “이백 데나리온어치 빵으로도 충분하지 않겠습니다.”(7절)라고 말한다. 그러나 한 소년이 내어놓은 작은 음식,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통해 예수님께서는 풍성한 기적을 일으키신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 대목에서 하느님의 은총이 인간의 부족함을 넘어서 일하심을 강조한다. “조금의 빵으로 많은 무리의 배를 불리셨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참으로 놀라운 것은, 조금의 빵으로 많은 이들이 배를 불리고, 또 남았다는 것이다.”(In Ioannem Tractatus 24,1)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작은 것을 들어 크게 하신다. 우리의 작은 봉헌, 작은 희생, 작은 사랑도 주님께 드려질 때 많은 이를 살리는 은총의 도구가 된다.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하늘을 우러러 감사 기도를 드리신 후에 떼어 나누어주신다. 이는 명백히 성찬례의 예표다. 성 치프리아노는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 주님께서는 당신 자신이신 빵을 제자들에게 주시기를 멈추지 않으신다. 이 빵은 교회 안에서 날마다 자라나, 그리스도 백성의 배를 불리신다.”(De Sacramentis,5) 교회는 매 미사 때, 주님께서 행하신 이 기적을 현존하게 한다. 작은 제병 한 장, 포도주의 몇 방울이지만, 그것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하여 온 세상을 살리는 생명의 양식이 된다.
군중은 배불리 먹은 후 예수님을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그 예언자”(14절)라 고백한다. 이는 신명 18,15의 모세 예언을 상기시킨다. 그러나 예수님은 단순히 모세와 같은 또 다른 예언자가 아니라, 모세가 예표한 완전한 성취이시다. 오리게네스는 이렇게 해석한다. “모세가 말한 그 예언자는 다름 아닌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그분은 하느님의 백성에게 참된 빵을 주신다.”(Commentarium in Ioannem, 19,3) 예수님께서는 모세가 광야에서 만나를 내린 사건을 넘어, 당신 자신을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51절)으로 주신다.
주님께서는 남은 조각들을 모두 모으게 하신다. “버려지는 것이 없도록”(12절)이라는 말씀은 단순히 음식의 절약이 아니라, 은총의 충만한 보존을 뜻한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말한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작아 보이는 것을 경멸하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왜냐하면, 그것들도 하느님의 축복으로 큰 것이 되기 때문이다.”(Homiliae in Ioannem, 42,2) 우리가 주님께 바치는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뿐일지라도 이 제물이 그리스도의 몸이 되어 우리를 살리고, 작은 우리의 삶이 주님 손에 들려져 세상을 변화시키는 도구가 되기를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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