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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1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5-01 조회수 : 62

복음: 요한 14,1-6 
 
조금도 부끄럽지 않은 충실히 살아온 삶의 흔적! 
 
 
거룩한 수녀님들 연피정을 동반해드리고 있습니다.
시작부터 마침까지 대침묵 속에 피정이 진행되니, 시간이 정말 느리게 가는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선물처럼 주어진 여유로움에 감사하며, 정말 오랜만에 제 발을 천천히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얼굴을 비롯해서 몸 전체는 매일 뽀득뽀득 씻고 관리를 하는 편이지만, 잘 보이지도 않고,
늘 가려져 있는 발은 그다지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오늘 자세히 보니, 정말이지 발에게 미안했습니다.
보기가 흉할 정도였습니다. 
 
매일 바쁘게 오르락내리락, 달리다시피 살아오다 보니 발바닥은 굳은살이 깊이 박히고, 뭐 한번 제대로 발라준 적이 없다 보니 부르트고 갈라져서 참 보기가 그랬습니다. 
 
그러나 결코 부끄럽지는 않았습니다.
나름 열심히 살아온 흔적이로구나. 백방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닌 흔적이로구나, 하는 마음에 기뻤습니다. 
 
한 본당에서 미사를 봉헌할 때였습니다.
신자들 대부분이 공단에서 일하는 근로자들과 농사짓는 농부들이셨는데, 영성체 때 펼친 손을 보며 깜짝 놀랐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고된 일에 손이 너무나 거칠고 투박했습니다. 
 
사고를 당했던지 손가락 한두 개가 없는 분들도 꽤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부끄러워하실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열심히 살아오신 흔적이요, 박수받으셔야 마땅한 훈장이라고 확신합니다. 
 
오늘 노동절인 동시에 노동자 성 요셉 기념일입니다.
의아해 하실지 모르겠지만 노동에도 영성이 있습니다.
‘노동의 영성’입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사용하신 용어입니다. 
 
‘노동의 영성’, 그 핵심은 아주 쉽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노동을 통해 창조주시며 구세주이신 하느님께 가까이 나아간다는 것입니다.
결국 인간은 자신의 일을 통해 인간과 세상을 위한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참여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열심히 노동하셨던 한 인간이셨습니다.
예수님은 출가하시기 전까지 양부 요셉을 따라 장인(匠人)으로서 매일 이마에 비지땀을 흘리며 사셨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일을 통하여 세상을 변화시켜나갈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완성시켜나갑니다.
뿐만 아니라 하느님 창조사업을 계승합니다.
따라서 오늘 노동하는 우리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 하나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가치 부여입니다.
그 어떤 일에 종사하든 자신의 일에 중요성을 부여해야 합니다.
자긍심을 지녀야 합니다. 
 
오늘 노동자 성 요셉 기념일을 맞아 세상의 모든 노동자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하루 노동자 성 요셉의 전구에 힘입어 은총 충만한 하루, 새로운 에너지를 충만히 부여받는
행복한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이 하시는 모든 일들, 세상을 위해, 언젠가 도래할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해 꼭 필요한 일임을 확신하십시오.
어려운 일이 될지 모르겠지만, 내가 매일 되풀이하는 이 일을 통해 내가 성장하고, 내가 성화되며, 내가 하느님 창조사업에 참여한다는 의식을 지니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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