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5월 19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5-19 조회수 : 33

복음: 요한 17,1-11: 아버지, 당신 아들의 영광을 드러내 주십시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 자리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바치신, 소위 “사제적 기도”라 불리는 기도의 시작 부분이다. 이는 십자가의 죽음을 앞둔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교회를 위해 드리신 기도이다. 그분의 마음 깊은 곳에서 흘러나온 이 기도는, 단순한 간구가 아니라, 구원의 신비 전체를 요약하는 말씀이라 할 수 있다.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도록 아버지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1절) 여기서 ‘아들의 영광’은 세속적인 승리나 명예가 아니라, 십자가에서의 죽음을 가리킨다. 요한 복음은 십자가를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들어 올려짐’, 곧 영광의 순간으로 묘사한다. 성 이레네오는 이렇게 말한다. “살아 있는 인간이 하느님의 영광이며, 인간의 생명은 하느님을 보는 것이다.”(Adversus Haereses IV,20 의역) 십자가 위에서 아버지를 사랑하여 목숨을 내어주신 그리스도의 죽음은, 인류를 살리는 생명의 근원이 되었고, 바로 그 순간이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이 사람들에게 저는 아버지의 이름을 드러냈습니다.”(6절) 아버지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목적은 바로 하느님의 참모습을 계시하시기 위함이었다. 제자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지켰다는 것은, 곧 아버지를 받아들였다는 뜻이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를 주석하며 이렇게 말한다. “나는 그들에게 당신의 이름을 드러냈습니다. 곧, 당신이 참 하느님이심을 알게 하셨다는 것입니다.”(In Ioannem Evangelium Tractatus 106 요약) 아버지를 드러내신 아들은, 이제 제자들을 통하여 계속해서 세상에서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실 것이다. 
 
“저는 이들을 위하여 빕니다.”(9절) 그분은 하느님이시지만, 동시에 우리의 참 인간이 되어 우리를 대신해 기도하시는 대사제이시다. 제자들을 위해, 또 교회를 위해 중개자로 계신다. 성 치프리아노는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께서 가르쳐주신 기도는 우리를 위한 것일 뿐 아니라, 주님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분은 우리의 죄를 위하여 기도하신다.”(De Dominica Oratione 의역)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셨듯이, 지금도 성부 오른편에서 우리를 위해 끊임없이 중재하고 계신다.(로마 8,34 참조) 
 
“이 사람들을 통하여 제가 영광스럽게 되었습니다.”(10절) 제자들이 주님의 말씀을 살아내고 하느님을 찬미할 때, 아들도 영광을 받으신다.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기도, 희생, 사랑의 행위 안에서 주님께서 영광을 받으신다. 교리서도 이렇게 가르친다. “사람이 하느님의 뜻을 이루고 하느님의 사랑에 참여할 때, 그의 모든 삶은 하느님을 찬미하는 영광이 된다.”(294항) 예수님의 사제적 기도는 우리를 향한 사랑의 고백이다. 아버지의 영광은 십자가에서 드러났고, 제자들은 그 영광에 참여하도록 부름을 받았다. 우리 역시 세상에서 살아가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은 이들로서, 우리의 십자가와 삶을 통해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한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주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함으로써, 우리의 존재가 곧 하느님을 찬미하는 성전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언제나 우리의 기도와 삶을 통해 주님께 영광을 드리며, 마침내 영원한 나라에서 아들과 함께 아버지의 영광에 참여하게 되기를 청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