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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23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5-23 조회수 : 31

복음: 요한 21,20-25: 예수님의 사랑하시던 제자 
 
오늘 복음은 부활하신 주님께서 베드로에게 주신 마지막 말씀, “너는 나를 따라라.”(22절)로 마무리된다. 이는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제자의 삶 전체를 규정하는 주님의 최종적 요청이다. 베드로는 주님께서 말씀하신 자기의 미래, 곧 순교의 길을 들은 후, 곁에 있던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던 제자”(요한)를 가리키며 묻는다. “주님,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21절) 예수님께서는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란다 할지라도,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너는 나를 따라라.”(22절)하고 응답하신다. 이는 각 제자의 길은 다르다는 것을 드러낸다. 베드로는 순교를 통해 주님을 따라야 하고, 요한은 긴 생애 동안 교회를 지키며 말씀을 증거해야 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설명한다. “그리스도께서는 그들의 길을 구분하셨다. 베드로에게는 사자의 용기를, 요한에게는 독수리의 관조를 맡기셨다.”(Homiliae in Ioannem 88, 요한 21 의역) 우리도 남을 비교하거나 그 운명을 궁금해하기보다, 주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맡기신 고유한 소명을 충실히 살아가야 한다. 
 
주님은 “너는 나를 따라라.”(22절)라고 단호히 말씀하신다. 이는 그리스도인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 분명히 드러낸다. 그리스도를 따름은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십자가의 길을 함께 걷는 것이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말한다. “베드로가 사랑을 고백하였을 때, 그에게는 고난을 통한 따름이 주어졌다.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이는 반드시 그리스도를 따른다.”(In Ioannis Evangelium Tractatus 124, 요한 21,15-19 의역) 그리스도를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우리 역시 일상에서 고난과 희생을 통해 그분을 따라야 한다. 
 
요한은 이 복음을 맺으며 자신이 본 것을 증언한 자임을 밝힌다. “우리는 그의 증언이 참되다는 것을 알고 있다.”(24절). 그의 증언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사랑에서 비롯된 증언이다. 성 이레네오는 요한을 가리켜 “교회의 기둥이며, 사랑의 증인”(Adversus Haereses III,1,1 의역)이라 불렀다. 그의 긴 생애는 주님을 향한 끊임없는 사랑의 여정이었고, 그의 기록은 하느님의 무한한 지혜를 향한 열망으로 가득 차 있다. 교리서는 “사도들은 그리스도의 생애와 부활의 증인으로서 복음의 초석이 되었다.”(642항 의역)라고 설명한다. 또한, 계시 헌장은 “사도들의 증언은 교회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며, 성령 안에서 생생하게 살아 있다.”(8항)라고 한다. 요한의 증언은 단순한 과거의 글이 아니라, 오늘도 교회 안에 살아 있는 말씀이다. 
 
주님은 우리 각자에게 말씀하신다. “너는 나를 따라라.” 남과 비교하거나 남의 길을 궁금해하기보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소명을 충실히 살라는 요청이다. 어떤 이는 순교의 피를 통해, 어떤 이는 긴 세월의 봉사와 증언을 통해, 또 어떤 이는 작은 일상적 희생과 봉헌을 통해 그리스도를 따른다. 중요한 것은 길의 모양이 아니라, 끝까지 주님을 따른다는 사실이다. 이제 우리는 남의 길이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길을 따라 주님을 따르는 것이다. 우리 각자는 고유한 삶의 자리에서, 고난과 기쁨 속에서, 말씀과 사랑 안에서 주님을 따라야 한다. 그때 비로소 우리 삶도 요한 사도의 고백처럼, 세상에 다 담을 수 없는 하느님의 무한한 지혜와 사랑의 증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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