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사랑의 탁월한 표지
[말씀]
■ 제1독서(신명 8,2-3.14ㄴ-16ㄱ)
모세의 유훈 형식으로 이집트 탈출 사건을 새롭게 묘사하면서 신명기 저자는, 역사 속에서 펼쳐졌던 사건들, 이집트 탈출로 이끌어 갔던 사건들에서 영적인 의미를 찾아냅니다. 히브리인들을 굶주림에서 구해냈던 양식인 ‘만나’는 생명의 유일한 원천인 하느님 말씀을 생각하게 하는 탁월한 빵이었으나,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에게 제공되었던 풍요로움을 맞이하고 맛볼 능력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벌써 물질의 유혹에 빠져 허덕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제2독서(1코린 10,16-17)
사도 바오로는, 주님의 식탁에서조차 분열의 기미를 보였던 코린토 공동체를 거슬러 이기주의적인 사고를 질타합니다. 이 공동체는 바오로가 여러 차례 일깨워 주었던 감사의 제사, 곧 성찬례의 참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도는 무엇보다도 일치를,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성체를 영할 때 자세가 제대로 정립되어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잣대로 일치를 역설합니다. 성체를 영함으로써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일치를 더욱 견고히 하여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 복음(요한 6,51-58)
신명기의 가르침을 보완하여 다시 취하시는 가운데 예수님은 빵을 많게 하신 기적을 목격한 증인들이 하느님께서 내리시는 선물의 깊은 의미를 깨닫도록 촉구하십니다. 이 빵은 이스라엘의 선조들이 먹고도 죽은 것과는 달리 영원히 살게 하는 빵이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살을 받아먹고 그분의 피를 마신다는 것은 영원히 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앙인들은 모두 그분의 몸을 받아 영함으로써 그분과 하나 되어 영원히 그분 안에 머물 것입니다.
[새김]
건네진 몸과 흘린 피, 이 표현들은 일반적으로 인간의 삶을 파멸시키는 극도의 비참함을 상기시킴과 아울러 마땅한 복수심을 연상시키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희생과 함께 더는 적대감이나 복수가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위대한 표지들로 자리하며, 하느님은 이 사랑이 미사성제 때마다 되풀이 기념되고 마침내 온 세상에 두루 퍼져 모든 민족이 하나 되기를 염원하십니다. 미사 참례는 따라서 하느님의 참사랑을 배우고, 그 사랑 따라 살기를 다짐하는 신앙인들의 거룩한 의무입니다.
그리스도는 제자들과 함께 식사하시던 가운데 성체성사를 세우셨습니다. 식사는 나눔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예에 속하며, 함께 식사함으로써 가족 사이 또는 형제 사이의 유대관계가 돈독해집니다. 아무리 바쁜 시대를 살아간다고 하더라도 식사만큼은 되도록 자주 가족 모두 함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그리스도는 음식으로 당신의 몸을 내어 나누게 하심으로써 나누는 모든 이가 하나 되게 하십니다. 특별히,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기도하고 노력해야 하는 우리, 분단의 아픔을 사는 우리에게 북녘 형제들과의 나눔 또한 거룩한 의무로 자리할 것입니다.
이번 한 주간, 주일 미사는 물로 평일 미사에도 자주 참여하여 성체를 모시는 가운데, 주님과 하나 되고 주님을 모시는 이들과 하나 되는 신앙인의 모습을 자랑하며, 나아가 아직 주님을 모르는 이들에게 당신 몸을 영적 음식으로 내주신 주님의 사랑을 힘껏 전하는 한 주간 되기를 기도합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