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하고 겸손한 예수 성심
[말씀]
■ 제1독서(신명 7,6-11)
모세의 유훈 형태로 작성된 신명기는 이집트 탈출의 역사를 다시 읽고 새기는 작품입니다. 저자는, 정확하게 저자들은 이집트로부터의 해방이라는 탈출 사건을 주제로 몇 세기 동안 이어온 영적 묵상의 결과를 기술하고 있습니다. 계약을 거슬러 범한 잘못들을 의식하면서, 저자들은 하느님은 무상으로 이스라엘을 선택하신 분이며, 지속적인 배반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계약에 신실하신 분임을 강조합니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말씀에 따라 사는 삶을 통해 백성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 제2독서(1요한 4,7-16)
사도 성 요한은 몇 줄 안 되는 이 구절 속에 자신의 핵심 메시지, 곧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라는 확신을 요약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구체적인 표징을 통하여 당신은 사랑이심을 밝히시며, 인간에게 생명을 주시기 위하여 십자가상 죽음을 받아들이신 예수님이 바로 그 표징입니다. 인간은 따라서 이 사랑의 흐름 속에 자신을 온전히 내맡길 때 하느님 사랑에 들어설 수 있으며, 나아가 성령의 도우심으로 하느님께서 자신 안에 머무르시듯 자신도 하느님 안에 머물러야 합니다.
■ 복음(마태 11,25-30)
마태오 복음저자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여러 차례 서술한 바 있으나, 오늘 복음은 하느님과 예수님의 관계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로 분명하게 묘사되는 유일한 본문입니다. 사랑하는 마음을 지닌 사람들만이 다다를 수 있는 매우 내밀한 진리 문제입니다. 하늘 나라는 하느님께 마음이 열려 있는 사람들에게만 계시되며. 이들만이 예수님을 통하여 하느님의 선물을 알아보고 다른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으며, 이로써 평화와 기쁨 안에 늘 머무를 수 있을 것입니다.
[새김]
예수 성심,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 어떤 마음을 말하는 것일까요? 성경은, 신구약성경을 막론하고, 인간을 구체적이고 전체적인 인간학적 차원에서 이해합니다. 인간의 마음은 의식과 지성과 자유를 겸비한 인격의 원천임과 동시에, 인간이 결단을 내리는 곳, 양심의 율법이 기록되는 곳, 나아가 하느님께서 신비롭게 작용하시는 곳입니다. 그러기에 성경에서의 마음은 인간과 하느님과의 만남의 장소이며, 이 만남은 사람이 되신 하느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에서 그 완성을 봅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마음은 늘 주님을 향하고 배워야 합니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신앙의 본질을 벗어나 처신하는 경우를 종종 보여왔습니다. 하느님 섬김을 오로지 이차적인 종교의식으로 대체하려는 유혹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예수 성심 대축일은 언제나 위협적인 이와 같은 유혹을 물리치기 위해 마련된 축일입니다. 이 축일은 우리 신앙인들을 기쁜 소식, 곧 ‘예수님 안에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이라는 근본적인 복음 앞에 서도록 초대합니다. 이 기쁜 소식은 “철부지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사람들, 주님처럼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을 소유한 사람들만이 알아듣고 누릴 수 있는 소식입니다.
언제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우리에게 다가와,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라고 이르시는 주님의 말씀을 그대로 믿고 따르는 삶으로 우리 모두 참된 신앙인임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이제는 우리가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이웃 형제들에게 다가서, 그들 모두 주님 안에서 편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며 봉사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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