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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27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6-27 조회수 : 36

복음: 마태 8,5-17: 백인대장의 종과 베드로 장모의 치유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이방인인 백인대장의 놀라운 믿음을 본다. 그는 예수님께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8절)라고 고백한다. 이는 단순히 겸손한 표현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 자체가 생명을 주고 치유한다는 믿음의 고백이다. 성 치프리아노는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의 말씀은 약속일 뿐 아니라, 실현이다. 그분의 말씀은 곧 능력이다.” 백인대장은 이를 직관적으로 깨닫고 예수님께 절대적 신뢰를 드린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그의 믿음을 칭찬하시며, 이스라엘 안에서도 이만한 믿음을 본 적이 없다고 하신다.(10절) 이는 하느님의 구원이 특정 민족이나 조건에 묶이지 않고, 믿음을 통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보편적 구원의 선언이다. 
 
백인대장은 자신의 종을 위해 예수님을 찾아왔다. 당시 사회에서 종은 하나의 도구처럼 여겨졌지만, 그는 종의 고통을 자신의 문제처럼 여기며 예수님께 간청한다. 이는 곧 믿음이 사랑으로 드러날 때 참된 믿음이 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는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만이 중요할 따름입니다.”(갈라 5,6) 백인대장의 믿음은 단순한 이론적 신념이 아니라, 사랑으로 드러난 신앙이었기에 예수님께 칭찬을 받은 것이다. 
 
이어지는 장면에서 예수님은 베드로의 장모를 치유하신다. 그리고 복음은 “부인은 일어나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15절)라고 전한다. 치유의 은총은 곧 봉사로 이어진다.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렇게 말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은총이 봉사 안에서 다시 선물로 흘러나가는 삶이다.”(Apostolic Letter Novo Millennio Ineunte, 2001, 49항 요약) 은총은 우리 안에 머무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반드시 사랑과 봉사로 흘러나가야 한다. 
 
마태오 복음은 이 모든 치유 사건을 이사야 예언의 성취와 연결한다. “그는 우리의 병고를 떠맡고 우리의 질병을 짊어졌다.”(17절; 이사 53,4) 예수님께서 병자들을 고치신 것은 단순한 기적이 아니라, 십자가의 구원을 미리 드러낸 사건이다. 교리서도 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그리스도의 동정은 인간의 모든 고통을 당신 안에 품으시고 십자가에서 짊어지실 구속의 사랑을 보여 준다.”(1503, 1505항 참조)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세 가지를 가르친다. 1. 믿음의 겸손: 주님의 말씀 한마디에 전적으로 신뢰하는 태도, 2. 사랑으로 드러나는 믿음: 백인대장처럼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문제로 여기는 신앙과 3. 은총은 봉사로: 베드로 장모처럼 치유의 은총을 받은 후 곧바로 봉사로 나아가는 삶이다. 우리도 이방인이었던 백인대장의 믿음을 본받고 베드로 장모의 봉사처럼 주님을 신뢰하며, 은총을 받은 즉시 사랑과 봉사로 응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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