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3주간 목요일]
복음: 마태 9,1-8: 중풍 병자를 고치시다.
복음은 예수님께서 단순히 육신의 병을 고쳐 주시는 분이 아니라, 죄를 용서하시는 권한을 가지신 하느님이심을 드러내신다. 오늘 복음은 특별히, 병자가 스스로 예수님께 나아간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손에 의해 주님 앞에 왔다고 증언한다.(2절) 이는 우리 신앙의 여정을 잘 드러낸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기도와 인도, 신앙 공동체의 도움으로 주님께 나아오게 되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 대목을 묵상하며 이렇게 말한다. “그분은 병자의 믿음만 보신 것이 아니라, 그를 데려온 이들의 믿음도 보셨다. 이는 우리에게 형제의 신앙이 우리의 구원에도 큰 몫을 한다는 것을 보여 주신다.”(In Matthaeum Homilia XXIX 요약) 우리도 다른 이들을 주님께 데려오는 믿음의 도구, 천사 같은 이웃이 되어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먼저 육신의 병이 아니라, 죄의 용서를 선포하신다. “애야, 용기를 내어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2절) 이는 병의 원인이 곧 죄라는 단순한 등식이 아님을 보여 주신다. 오히려 주님은 인간 고통의 근원적 문제인 죄를 다루신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가르친다. “병자는 침상에 누워 있었으나, 더 무겁게 눌러 짓누르고 있던 것은 죄였다. 주님은 먼저 병의 뿌리를 뽑으셨다. 곧 죄를 용서하시어 치유하신 것이다.”(Sermo 50,2 요약) 예수님의 치유는 단순한 기적 행위가 아니라, 구원 사건이다. 죄의 용서와 육신의 회복은 분리될 수 없는 구원의 표징이다.
율법 학자들은 예수님이 하느님을 모독한다고 비난한다. 왜냐하면, 죄를 용서하는 것은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는 권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병자를 일으켜 세우시며, 자신이 땅에서 죄를 용서할 권한을 가진 ‘사람의 아들’임을 드러내신다.(6절) 이는 단순히 치유자 예수를 넘어, 하느님의 권능을 지니신 분임을 선포하는 것이다. 교리서는 말한다. “예수님께서는 사죄의 권한을 사람의 아들로서 행사하시면서, 그것을 교회에 맡기셨다. 그분은 교회의 사도들에게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주셨다.”(1441항)
병자는 예수님의 말씀대로 “일어나 집으로 갔다.”(7절) 단순히 집으로 돌아간 사건이 아니라, 이는 잃었던 낙원, 하느님과의 친교로 돌아감을 상징한다. 성 에프렘은 주석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는 육신의 병상에서 일어나 집으로 돌아갔으나, 더 깊이 보면, 그는 죄의 병상에서 일어나 생명의 집, 곧 하느님께 돌아갔다.”(Commentarius in Diatessaron XV,20 요약) 우리의 구원도 이와 같다. 죄로 인해 잃었던 본 고향, 하느님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분은 단순한 치유자가 아니라,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하느님께로 돌려보내시는 구원자이시다. 날마다 죄의 용서와 치유를 통해, 날마다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살아가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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