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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8-02 조회수 : 49

[연중 제18주일] 
 
복음: 마태 14,13-21: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 
 
1. 말씀의 잔치: 귀 기울임에서 시작되는 계약
오늘 제1독서는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계약을 강조하며, 그 핵심은 “듣고 귀를 기울이는 것”(이사 55,3)이라 말한다. 하느님의 잔치는 단순한 음식의 잔치가 아니라, “말씀을 듣는 잔치”다. 이 말씀의 식탁이 없이는 성찬의 식탁도 있을 수 없다.(교리서 1346항 참조)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말한다. “성찬의 식탁에 오르기 전에 먼저 말씀의 식탁에서 배불리 먹으라. 말씀은 영혼을 밝히고, 성찬은 그 영혼을 하느님과 결합시킨다.”(In Matthaeum Homiliae, 50,3 의역) 말씀은 단지 지식이 아니라, 순종과 충실성의 행위로 응답될 때 계약이 성립한다. 우리가 말씀에 귀를 기울일 때, 이미 하느님과의 친교가 시작된다. 
 
2. “외딴곳”에서 이루어진 기적: 새 모세의 표징
마태오는 기적이 “외딴곳에서” 일어났다고 기록한다. 이는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만나를 받은 사건(탈출 16장)을 상기시킨다. 예수님은 새 모세로서, 단순히 먹을 것을 주신 분이 아니라,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을 모으신 분이시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 기적을 성체성사의 예표로 해석하며 이렇게 말한다. “예수님께서 빵을 축성하시고 나누어 주신 것은, 그분 자신을 세상에 나누어 주시려는 표징이었다. 빵은 하나이지만, 많은 이들이 그 빵을 먹음으로써 한 몸이 된다.”(Sermo 234,1 의역) 
 
3.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하느님의 동참의 사랑
복음은 예수님 행동의 동기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이 단어는 단순한 연민이 아니라, 하느님 자신의 내장이 찢어지는 듯한 자비의 깊이를 의미한다. 즉, 하느님께서 인간의 고통 안으로 들어오신 것이다.
오리게네스는 이렇게 해석한다. “주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는 것은, 그분이 인간의 비참함을 당신 안에 받아들이셨다는 뜻이다. 그분은 고통을 외면하지 않으셨다.”(Commentarium in Matthaeum, XI,1 의역) 하느님 사랑의 행위는 능력의 과시가 아니라, 동참(공감)의 행위이다. 기적은 하느님이 인간의 결핍 안으로 들어오실 때 일어난다. 
 
4.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협력의 신비
기적의 출발점은 제자들의 작은 응답이었다.  “저희는 여기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가진 것이 없습니다.”(17절)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협력을 통하여 당신의 구원을 드러내신다.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이렇게 설명한다. “하느님은 인간의 협력을 통하여 당신의 섭리를 완성하신다. 그분은 인간의 손을 통해 당신의 자비를 나누신다.”(Summa Theologiae, I-II, q.113, a.7 ad 1 의역) 나눔의 행위가 곧 기적의 통로가 된다. ‘작은 것’이 ‘충만함’으로 변화되는 순간, 인간의 계산은 사라지고 하느님 은총의 질서가 드러난다. 
 
5. “열두 광주리”: 하느님 나라의 충만함
남은 조각이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는 것은 단순한 수량이 아니라, 열두 제자, 곧 새 이스라엘을 상징한다. 기적의 잉여는 교회의 풍요로움, 곧 성사와 말씀으로 세상 끝까지 퍼질 복음을 의미한다. 성 치프리아노는 성체성사의 의미를 이렇게 요약한다. “하나의 빵이 잘게 나뉘어도 그리스도는 나뉘지 않는다. 오히려 그분 안에서 우리는 하나로 결합된다.”(De Oratione Dominica, 23 의역) 
 
6. 성체성사: 나눔의 사랑으로 완성되는 일치
예수님께서는 이제 승천하셨지만,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의 봉사 안에서 여전히 당신 백성과 함께 하신다. 사도적 봉사는 그분의 말씀과 성체를 나누어주는 사명이다. 교회는 “빵을 떼며”(사도 2,42) 형제적 나눔을 통해 그리스도의 현존을 드러낸다. 교회 헌장은 이렇게 가르친다. “성체성사는 교회 생활 전체의 원천이며 정점이다.”(11항 요약) 그리고 일치 교령은 이렇게 덧붙인다. “성찬례에서 신자들은 하느님과 서로 결합되어, 그리스도의 몸을 형성하는 일치를 이룬다.”(2항 요약) 
 
7. 결론: “아무것도 우리를 하느님 사랑에서 떼어놓지 못한다.”
바오로 사도는 오늘 제2독서(로마 8,35–39)에서 선언한다. “아무것도 우리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느님의 사랑에서 떼어놓지 못할 것입니다.” 이 사랑은 우리의 노력 이전에 우리를 품으신 하느님의 은총이다. 그러나 우리가 가진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주님께 내어놓을 때, 그분의 사랑은 세상을 배불리 먹이는 성체의 기적으로 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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