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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10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6-08-09 조회수 : 110

밀알이 된 성 라우렌시오 부제

 


오늘 우리는 카다콤바 시절 로마의 일곱 부제 가운데 수석 부제로 할동하다가 순교하신 성 라우렌시오를 기념합니다. 성인은 로마제국의 발레리아누스 황제가(253-260) 그리스도교를 탄압하는 새로운 법을 공표하면서 시작된 박해로 258년에 순교하신 분으로서, 본디 교황 식스토 2세의 명으로 교회의 재산를 관리하면서 빈민 구호를 책임지졌던 분입니다. 어느 날 교황이 카타콤바에서 미사를 봉헌하시다가 체포되자, 라우렌시오는 슬픔을 억누르지 못해 울음을 머금고 교황을 뒤따라갔으나, 교황이 그를 위로하며 앞으로 더욱 힘든 투쟁이 남아 있으니 그 전쟁에서 빛나는 승리를 얻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며, 그 또한 나흘 뒤에 체포되어 자신을 뒤따를 것이라고 예언해 주셨다고 합니다. 그러자 라우렌시오는 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 돌아와 교회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로마의 집정관이 그의 이런 행위를 전해 듣고 교회의 모든 보물을 즉시 황제에게 바치라고 엄명을 내렸습니다. 이 명을 접한 라우렌시오는 교회의 재산을 모두 모아 정리하려면 삼 일 동안의 기간이 필요하다며 시간을 청한 후, 교회의 값비싼 그릇들과 돈을 모두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재산 헌납을 요청했던 집정관에게는 병자와 고아와 과부, 그리고 가난한 이들을 모두 데리고 가서 이 사람들이 교회의 재산입니다.”라고 말하자, 분노한 집정관은 그를 체포하여 온갖 고문으로 괴롭히다가 결국 순교의 길로 들어서게 했습니다.

 

훗날, 성 아우구스티노는 강론에서 그는 주님의 식탁에서 주님을 받았기에 그 보답으로 자기 자신을 주님께 제물로 바쳐드렸습니다. 살면서 그리스도를 사랑했고 죽음으로 그리스도를 본받으신 분입니다.”라며 라우렌시오를 예찬했고, 루덴티우스라는 사람은 그의 죽음과 표양이 로마에 회개를 가져왔고, 로마에서 이교의 종말을 알리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며 그를 칭송하기도 했습니다. 330년에 와서 종교자유를 허락한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그의 무덤이 있던 카타콤바 위에 기념 성당 하나를 세움으로써, 이후 이 성당은 로마의 순례자들이 즐겨 찾는 주요한 일곱 성당 가운데 하나가 되었으며, 그에 대한 공경은 빠르게 여러 나라로 퍼져나갔습니다.

 

우리는 누구보다도 초대교회의 순교자들을 생각할 때마다, 오늘 복음 말씀에 나오는 땅에 떨어져 죽은 밀알 한 알의 역할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며 감탄하게 됩니다. 나아가, 수많은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음으로써 그 이상의 놀라운 열매를 맺었으며, 그 덕분에 이처럼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음을 고백하며 감사의 마음을 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욱이 그 짧은 역사 속에 수많은 신앙의 선조가 피를 흘려 고귀한 신앙을 증언하며 물려준 한국 천주교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밀알 하나의 삶은 그렇게 위대하면서도 마땅히 본받아야 할 삶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성 라우렌시오 부제 축일을 지내면서, 수많은 순교자를 밀알로 삼아 교회를 키워주시고 우리를 구성원으로 불러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순교자들의 임금이신 예수님을 늘 마음 한가운데에 모시고, 그분 말씀과 모범을 따라 열심히 살아가는 제2의 라우렌시오를 다짐하는, 뜻깊은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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