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 증언과 성령 모독
언제 어디서나 두려움 없이 진리를 증언할 것을 제자들에게 명하시면서도, 예수님은 진리의 사도로서 겪게 될 온갖 어려움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하느님의 도우심을 예고하시며 힘과 용기를 주십니다.
제자들이 고백해야 할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 안에 계신 주님’입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하느님의 말씀, 하느님의 계시라는 진리입니다. 이 증언에 필요한 지식과 증언할 힘을 주시는 성령의 도우심 없이는 누구도 이 진리를 선포할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당신의 제자들이 세속의 법정에서 진리를 증언하고 신앙을 고백할 때, 진리의 성령께서 함께하시리라 약속하십니다: “어떻게 답변할까? 또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해야 할 말을 성령께서 그때에 알려 주실 것이다.” 또한 제자들은 세례를 통해 받은 성령 안에서 살아갈 것이기에, 천주 성령은 그들의 삶 속에서 깊고 넓게 작용하실 것입니다.
삶과 행위와 말을 통하여 사람들 앞에서 진리를 증언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펼쳐질 최후의 심판 때, 바로 하느님 아들의 보호를 받을 것입니다: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사람의 아들도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그러나 진리를 증언하기를 마다한다면, 곧 하느님의 아들에 대한 믿음을 포기한다면, 최후의 심판 때 그분이 활짝 열어주신 구원의 품 안으로 들어서지 못할 것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에게 성실한 사람에게 성실하신 분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세상과 인류의 구원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당신의 아드님을 십자가상 희생 제물로 바치셨음에도 불구하고, 구원의 세계에 들어서지 못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증언을 마다하고 믿음을 포기한 각자의 책임 문제일 것입니다: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는 자는, 사람의 아들도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어떤 사람이 예수님이 보여주신 행적 앞에서도 그분의 말씀을 믿지 않는다면, 그러나 그 사람은 아직 성령을 받지 못한 탓에 성령의 인도에 따른 삶을 살 수 없다면, 용서의 길은 열려 있습니다: “사람의 아들을 거슬러 말하는 자는 모두 용서받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이 지상에서 사명을 수행하던 시기에 그분을 거슬러 저지른 모든 죄, 그분을 죽인 죄까지도 용서받을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루카 23,34; 사도 3,17; 13,27 참조). 그러나 성령을 받아들인 사람이 진리 증언과 신앙 고백을 포기한다면, 용서와 자비의 길은 요원할 것입니다: “성령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 자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이 시기는 사도들의 시기, 곧 사도들이 성령의 인도에 따라 이스라엘 백성에게 마지막 회개의 가능성을 제시하기 시작한 선교의 시기를 말합니다. 복음서가 집필되던 시기는 사도들의 시대조차 마감된 시대였으므로, “성령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 자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라는 말씀은 그 의미가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던 시기였습니다. 회개 없이는 용서도 구원도 불가능한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어떻게 보면 마지막 경고의 말씀으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세례성사, 나아가 견진성사를 통해서 성령을 받고, 성령의 도우심으로 신앙을 고백하고 진리를 증언할 지혜와 힘을 부여받은 사람들, 성령의 인도로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오늘 하루, 성령을 받은 사람답게 슬기롭고 담대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신앙인, 주님의 명대로 두려움 없이 진리를 증언하고 신앙을 고백하는 신앙인의 모습을 뽐내는, 소중한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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