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루카 12,8-12: “어떻게 항변할까 걱정하지 말라.”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우리 신앙의 핵심이 무엇인지 일깨워 주신다.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삶과 성령에 대한 신뢰이다. 세상에서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이는 하늘에서 천사들 앞에서도 그리스도의 증언을 받을 것이다. 예수님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사람의 아들도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8절)라고 말씀하신다. 신앙은 단순히 마음속에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고백하고 증언하는 것이다.
이어 주님께서는 성령을 모독하는 죄에 대해 말씀하시며, 성령의 은총과 사랑을 거부하는 것은 곧 용서를 스스로 차단하는 것임을 밝히신다. 성령은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이시며, 우리를 구원으로 이끄시는 힘이다. 성령을 거부한다는 것은 하느님의 자비와 회개를 거부하는 것이기에, 자신을 용서에서 배제하는 것이 된다. 그리고 “너희가 해야 할 말을 성령께서 그때에 알려주실 것이다.”(12절)라고 약속하시며, 우리가 박해나 위기의 순간에도 걱정하지 말고 성령께 의지하라고 가르치신다.
성 치프리아노는 성령을 증언의 근원으로 강조하며 이렇게 말한다. “성령께서 주시는 힘이 아니면, 우리는 박해 앞에서 무너지고 말 것이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 계시기에 우리는 주님을 위해 담대히 증언한다.”(Epistula ad Fortunatum 12 요약) 또한, 성 아우구스티노는 성령 모독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성령을 거스르는 죄란 회개하지 않는 완고한 마음이다. 그 마음은 하느님의 자비를 거부하기 때문에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이다.”(Sermo 71, 21 요약) 성령을 모독한다는 것은 단순한 죄가 아니라, 회개를 거부하고 끝내 하느님의 사랑을 닫아버리는 태도를 의미한다.
우리의 신앙은 세상에서 드러나야 한다. 가정 안에서, 일터에서, 공동체 안에서 우리의 행동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또한, 어려움이나 박해 앞에서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필요한 말을 주시고, 담대히 증언할 힘을 주실 것을 믿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성령께서 언제나 우리를 회개와 새 생명으로 이끄신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죄 안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주님께 돌아설 때, 성령의 은총은 우리를 새롭게 하며, 우리의 삶을 통해 그리스도의 영광이 드러나게 된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분명히 말한다. 신앙은 증언하는 삶이며, 증언은 성령의 힘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령께서 주시는 지혜와 용기를 청하며, 언제 어디서나 주님을 고백하는 참된 제자가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하늘에서 우리 이름이 예수님의 입으로 증언되기를 바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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