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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0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 원수를 사랑하라

작성자 : 최규화 작성일 : 2015-09-20 조회수 : 370

9월 20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

(루카 9,23-26; 지혜 3,1-9; 로마 8,31ㄴ-39)

찬미 예수님!

오늘 우리는 103위 순교 성인의 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순교자들의 후예로서 우리도 하느님을 사랑하고 때가 되었을 때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을 드러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순교자들은 그 무엇도 가로막을 수 없는, 떼어놓을 수 없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그 사랑에 일치하기 위하여 그 무엇에도 그 누구에게도 굴하지 않고 하느님께 사랑을 드리셨던 분들입니다.

김대건 신부님의 편지에 ‘천국에서 만나자’라는 말씀이 있는데, 우리도 우리의 모든 것을 바쳐 하느님을 사랑하고 천국에서 우리의 자랑스런 순교자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순교자 대축일인 오늘 저에게 떠오른 말씀은 ‘원수를 사랑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직접적인 박해가 없는 오늘날 우리에게 우리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의 뒤를 따른다는 것은 우리에게 어려움을 가져다주는 이들을 순교자들처럼 여전히 하느님 사랑으로 대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애석하게도 우리에게 어려움을 가져다주는 이들은 우리에게 가까이 있는 이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한마디로 원수는 멀리 있지 않은 거지요.

우리에게 가까이 있으면서 우리의 삶을 힘들게 만듭니다.

안 보고 살면 괜찮을 텐데 안 보고 살 수도 없고 아무튼 내가 복음을 사는데 커다란 장애요인이 됩니다.

어떤 경우에는 다른 이들과의 관계는 참 편안한데 꼭 그 사람만 나타나거나 생각만 해도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나 자신이 좀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원수를 더욱 원수로 여기게 되는 악순환이 되지요.

그런데 우리 삶에서 원수를 제거하면 우리의 삶이 정말 아름다울까요?

우리는 정말 행복할까요?

그럴 것 같지만 실상 원수같은 사람이 없어지면 다른 이가 또 나의 원수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우리의 삶을 어렵게 만드는 이에게 이런 마음을 지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이 상황을 꼭 이겨내고야 말테다. 나의 행복을 너의 손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나의 행복은 나의 손에 쥐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과 함께 예수님의 말씀대로 원수 같은 그 사람을 축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악을 악으로 갚는 것이 아니라 선으로써 악을 이겨내는 것이지요.

이런 마음이 없으면 계속해서 미움과 증오에 끌려가게 되지요.

나에게 어려움을 주는 상황에서 생각해 봐야 할 또 한 가지는 우리가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함께 겪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십자가를 예수님께만 맡겨 두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맡겨주시는 십자가를 기꺼운 마음으로 함께 지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가장 어려운 부탁은 가장 친한 이에게 하기 마련이지요.

그런데 친한 이라고 해도 어려운 부탁을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가 그것을 하려는 마음이 있다는 확신이 서기까지는 말이지요.

우리는 주님께 우리가 당신 사랑의 십자가를 기꺼이 나누어지겠노라고 먼저 말씀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순교자들은 그런 열망을 가지고 계셨고, 또 사신 분들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하느님께 마음을 두고 하느님의 사랑을 함께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우리의 삶을 통해 예수님을 안다고 증언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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