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7일 연중 제5주일
(루카 5,1-11; 이사 6,1-2ㄱ.3-8; 1코린 15,1-11)
찬미 예수님!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부르시기 전에 우리에게 먼저 당신의 은총을 부어주십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있고 이어서 하느님의 부르심 그리고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한 우리의 응답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이런 틀이 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데 엄청나게 많은 물고기를 잡게 하는 은총을 시몬에게 먼저 내려 주십니다.
그리고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자신 앞에 드러난 하느님의 권능에 두려워하며 죄인임을 고백하는 시몬을 사람 낚는 어부로 부르십니다.
이 부르심에 시몬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릅니다.
그리고 1독서에서는 이사야 예언자가 자신의 부르심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깨끗해진 이사야는 “내가 누구를 보낼까?” 하는 주님의 소리를 자신의 부르심으로 알아듣고 주님께 적극적으로 자신을 보내달라고 청하고 있습니다.
2독서에서는 바오로 사도가 자신의 부르심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자신은 하느님의 교회를 박해하던 사도라고 불릴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었는데, 하느님의 은총으로 복음을 선포하게 되었고 지금의 자신이 되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이 세 부르심에서도 드러나듯이 과거에 우리가 누구였는지가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시몬, 이사야, 바오로 모두 자신들이 부르심을 받기에 부당한 사람들이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께서, 그들이 누구인지를 너무도 잘 아시는 하느님께서 그들을 부르셨다는 것이고, 그들은 하느님의 은총으로 부르심에 적극적으로 응답을 했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부르심에 비추어 우리의 부르심에 대해서 잘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나에게도 부르심이 있기 전에 당신의 은총을 주셨는가?
은총을 주셨다면 하느님께서는 나를 어디로 부르고 계시는가?
그리고 나는 내가 받은 이 부르심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것을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부르심을 충실히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를 부르신 분이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명확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바오로 사도와 같은 부르심이 있다면, 하느님께서 나에게 무엇을 해주셨는가 하는 것을 명확히 한다면 부르심을 지속적으로 살아가는데 커다란 도움이 되겠지요.
그리고 이사야 예언자처럼 부르심을 사는데 좀 더 적극성을 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주십시오.” 하고 말씀드리면서 주님께서 나에게 주신 은총에 대해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주님과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을, 주님께 표현하는 것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르심을 살겠다고 응답을 하고 나선 사람은 시몬이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 나선 것처럼, 자신에게 지금까지 힘이 되어 주고 안정을 가져다주는 모든 것을, 자신을 지금의 자신이 되게 해 주는 모든 것을 떠나야 한다는 것을 생각했으면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것을 소중히 여기시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드시지는 않지요.
하지만 자신과 자신이 이룬 것에 기대서 하느님의 일을 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을 떠나 하느님께 의지하고 하느님의 방식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고, 이때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떠나간 그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시는 것이지요.
하느님께서 우리를 한 번 부르시고 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르심을 사는 우리는 늘 새롭게 버리고 떠나가야 함을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에 기대어 부르심에 기꺼이 응답하며 주님께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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