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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16일 연중 11주간 목요일: '아빠, 아버지'

작성자 : 최규화 작성일 : 2016-06-16 조회수 : 274


6월 16일 연중 11주간 목요일

(마태 6,7-15; 48,1-14)


오늘 복음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예수님께서 기도하기를 어려워하는 제자들에게 알려주신 기도이시지요. 

제자들이 기도하지 않아서 기도를 너무 못해서 이 기도를 알려주신 것이 아니라 

조금이나마 하느님과 가깝게 만들어 주기 위해 기도를 알려주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과 인간과의 멀어진 관계를 좁히기 위해 

먼저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로 부를 수 있도록 하십니다. 

하느님의 이름을 감히 입에 담지도 못했던 시대에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로 편하게 부른다는 것은 파격적인 가르침이었지요.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과 대화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하느님과 친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셨습니다. 

인간 관계 안에서도 사이가 좀 가까워져야 마음에 있는 이야기도 하고, 질문도 하게 되는 것 처럼 

하느님과도 우선 친해져야 무슨 말이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셨던 것이지요.  

하느님을 저 높은 곳에 계신 분으로 얼굴도 못마주치는 분으로만 대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기도는 그저 마음에도 없는 찬양과 열정 없는 다짐 뿐일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과 그런 딱딱한 관계보다는 자연스러운 관계 맺기를 더 원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하느님과 그런 관계를 맺고 계셨기 때문이지요. 

이처럼 매일 손쉽게 바치는 ‘주님의 기도’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과의 거리를 좁혀나갈 수 있습니다. 

또한 편하게 어떤 말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지요.

복음 서두에서 빈말을 되풀이 하지 마라고 하셨기 때문에 

하느님께 말을 걸러서 해야 하고 정형화된 기도문만 바쳐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빈말이란 마음에 어떤 울림도 감동도 없는 말을 뜻하는 것이지 

우리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도 이것 저것 골라서 하라는 말씀은 아닙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하느님께 올리는 기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아버지들이 가끔 자녀들의 옹알거리는 소리를 피해 도망가시듯 

하느님께서도 지겨우실 만큼 나의 시시콜콜한 마음을 전부 들려드리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때 여러분은 여러분만의 주님의 기도를 바치게 될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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