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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13일 연중 제19주간 토요일: 그냥 오면 된다!

작성자 : 최규화 작성일 : 2016-08-12 조회수 : 284

8월 13일 연중 제19주간 토요일

(마태 19,13-15; 에제 18,1-10ㄱ.13ㄴ.30-32)

찬미 예수님!

복음에서 드러나는 예수님께서 생각하시는 예수님 자신과 제자들이 생각하는 예수님의 모습이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 어린이들을 축복해 달라고 하는 사람들을 막아서며 한 마디 해대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겨우 그런 일이나 하고 계실 분이 아니’라는 것이겠지요.

‘예수님은 더 중요한 일을 해야 하는 분이고 그런 중요하지 않은 일은 예수님을 피곤하게 하고 방해가 되니 막아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라면 이 정도의 일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해야 하는 거지요.

그런데 예수님은 서운하게도 이런 제자의 충성어린 마음도 몰라주고 오히려 제자들을 꾸짖고 어린이들을 축복해 주십니다.

제자들 체면이 말이 아니었겠지요.

예수님도 제자들의 입장을, 마음을 잘 아셨을 텐데 왜 그러셨을까요?

정말 제자들의 행동에 마음이 상하셔서 단순히 꾸짖기만 하신 걸까요?

예수님의 이러한 적극적인 입장 표명에 저는 제자들을 향한 축복의 말씀이 숨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어린아이들을 축복하시지만 사실 이 부분은 제자들의 한계점을 뛰어넘도록 하는 제자들을 위한 복음인 것이지요.

예수님은 제자들의 입장의 밑에 무엇이 감추어져 있는지 아셨습니다.

예수님은 중요한 분이고 아무나 만날 수 없다는 입장은 처음엔 그럴 듯해 보일지 모르지만 점차로 예수님과 우리의 만남에서 주도권을 예수님께 두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준비, 노력, 자격에 두게 되지요.

처음엔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열심히 준비를 하겠지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무리 아무리 준비해도 부족하구나.’ 하는 걸 알게 될 겁니다.

그러다 보면 쉽사리 예수님께 나아갈 수 없고, 점점 멀어지겠지요.

예수님은 이걸 아시고, ‘그냥 오면 된다.’고, ‘지금 모습 그대로 용기를 내서 오면 된다.’고 하시는 거지요.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의 선물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냥 그분께 나아오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게 잘 안되지요.

그래도 우리를 기다리시는 주님을 신뢰하면서 주님께 나아가는 하루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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