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3주일(다해)
제 1독서 : 지혜서 9,13~18
제 2독서 : 필레몬 1,9ㄴ~10. 12~17
복 음 : 루카 14,25~33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루카 14,26)
어떤 젊은이가 십자가를 짊어지고 묵묵히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걸어가다가 이 젊은이는 십자가가 무거웠는지 예수님께 하소연합니다. "예수님, 제가 지고 가는 이 십자가 너무 무겁습니다. 조금만 자르면 안될까요?" 예수님께서는 고개를 끄덕이시며, '그렇게 하려무나.' 하셨습니다. 젊은이는 신나게 자신의 십자가를 자르기 시작했습니다. 짧아진 십자가를 보고 흐뭇한 미소를 보내며 이 젊은이는 가벼운 마음으로 십자가를 지고 걷기 시작합니다. 한참을 걷다가 이 젊은이는 십자가가 무거웠는지 또다시 예수님께 하소연합니다. '주님, 그래도 십자가가 무겁습니다. 조금만 더 자르면 안될까용?' 예수님은 이번에도 고개를 끄덕이십니다. 젊은이는 또 신나게 십자가를 자르기 시작합니다. 더욱더 짧아진 십자가를 보며 기쁜 마음으로 십자가를 지고 걷기 시작합니다. 또 한참을 걷다가 이번에도 십자가가 무거웠는지 또다시 하소연 합니다. '주님, 이것도 저한테는 너무 무거워요. 조금만.. 조금만 더 자를께요.' 예수님은 이번에도 고개를 끄덕이십니다. 젊은이는 룰루랄라 신나는 마음으로 십자가를 자르기 시작합니다. 이윽고 정말로 가벼운 십자가가 된 것을 보고 이 젊은이는 룰루랄라 하며 십자가를 지고 걷기 시작합니다.
한참을 걷다가 젊은이는 절벽을 만나게 됩니다. 그 절벽은 무엇인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도저히 건널 수 없는 절벽이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고민하다가 다른 사람들이 자기가 지고 온 십자가를 반대편으로 뉘어놓고 그 십자가를 밟고 건너는 것이었습니다. 젊은이도 자기의 십자가를 놓고 건너려고 하니 건널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십자가가 너무 짧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젊은이는 땅을 치고 후회를 하며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아! 내가 진 십자가가 무겁다고 조금씩 조금씩 자른 결과가 결국 이렇게 되었구나. 이럴 줄 알았으면 자르지 말고 그냥 지고 올걸..'
우리들은 각자가 자기 나름대로의 십자가를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십자가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십자가 무게는 가벼워질수도, 더 무거워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나의 십자가가 무겁다고, 버겁다고 거부하거나 피한다고 그 십자가 무게는 가벼워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또다른 십자가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들은 자신의 십자가를 사랑해야 합니다. 그래야 하느님께서 주시는 생명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포기하고 놓아야만 합니다.
재물에 눈이 어두우면 하느님이 보이지 않고, 대신 세상의 것들만 보일 뿐입니다. 헛된 쪽으로만 시선을 맞추다보니 하느님이 나를 불러도, 하느님이 내 옆에 계셔도 우리들은 보지 못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다시금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주님을 처음 알게 되면서 가졌던 첫 마음을 다시금 떠올리시기를 바랍니다.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살겠다는 다짐들, 이웃을 사랑하겠다는 마음들.... 그 마음들의 실천이 바로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길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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