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3주간 월요일(다해)
제 1독서 : 1코린 5,1~8
복 음 : 루카 6,6~11
"일어나 가운데 서라.", "손을 뻗어라." (루카 6,8. 10)
"환장한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이 말의 뜻은 '장이 뒤틀리다.'라는 뜻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왜 장이 뒤틀릴까요? 그것은 답답하기 때문이지요. 말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을 때 내가 한 말의 정확한 의도는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엉뚱하게 반응이 돌아올 때 답답하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심정이 딱 이러지 않으셨을까 생각해 봅니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을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고, 그분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주시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라는 이 말씀처럼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어떻게 해서든 꼬투리를 잡으려고 하는 모습과 경직되어 있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이 모습에 안타까워하십니다.
그렇게 회당에서 자주 말씀을 가르치셨고, 몸소 행동으로 보여주심으로써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알려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전혀 받아들일 마음이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예수님은 속으로 이런 심정이 아니셨을까 합니다. "정말 미치고 환장하겠다."
하지만 그들의 의도를 알아차리신 예수님께서는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가리키시면서, '일어나 가운데 서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어서 '손을 뻗어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의 핵심은 바로 예수님의 이 두 말씀 안에서 찾아보게 됩니다.
손이 오그라든 사람은 이미 손 뿐만 아니라 마음도 오그라든 상태입니다. 다시 말해서 내가 하느님으로부터 벌을 받았다는 죄책감과 함께 아무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로구나. 하는 자괴감으로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을 것이고, 기가 많이 꺾여 있었을 것입니다. 어디 구석에 숨어서 아무에게도 발견되고 싶지 않은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을 오늘 예수님을 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일어서게 하신 것은 이제 더 이상 이 사람은 환자가 아님을, 하느님으로부터 버림받지 않았음을, 따라서 여기 모여 있는 사람들처럼 똑같이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임을 공적으로 선언하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손을 뻗어라.'라고 말씀하신 것은 이제 더이상 너를 방해할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자신있게 세상을 향해 나가라. 라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에게는 '이제 너희들의 오만한 마음과 이기적인 잣대로 이웃을 멋대로 판단하거나 단죄하지 말 것이며 좀더 유연한 사고로 이웃을 바라보아라.'고 하시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기가 꺾여있었고,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던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치유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묵상하면서, 우리들의 잣대로 이웃을 함부로 판단하거나 단죄하는 일이 더이상 없었으면 합니다. 내가 존중받고 싶으면 이웃을 먼저 존중해주는 성숙한 모습이 우리들에게 필요한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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