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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6일 연중 제 23주간 화요일(다해)

작성자 : 김민호 작성일 : 2016-09-07 조회수 : 308

연중 제 23주간 화요일(다해)


제 1독서 : 1코린 6,1~11

복      음 : 루카 6,12~19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 (루카 6,12~13)



원래 본당에 새 주임신부가 부임을 하게 되면 봉사자들은 일괄 사직서를 제출 받아 재신임 여부를 묻게 됩니다. 저 역시 두 달 전에 새로운 임지로 부임하면서 이제 새로운 봉사자를 선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문제는 아무도 '부족하지만 제가 하겠습니다.'라고 스스로 나서는 분들이 없다는 것이지요. 이럴때 사목자는 또 다른 고민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누구를 선임해야 하나?' '부탁을 했다가 거절을 당하면 어떡하지?'


아마도 예수님께서도 똑같은 심정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일을 거들어 줄 협조자, 즉 제자들을 뽑기 전에 산으로 가셔서 밤을 새도록 기도를 하시는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항상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고민이 많으시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그러셨듯이 자신의 뜻보다는 철저히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먼저 생각하셨습니다. 들릴 듯 말 듯한 하느님 아버지의 음성, 아리송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헤아리기 위해서, 결국 하느님 아버지께 철저히 순명하기 위해 오랜 시간 기도하시면서 기다리셨고,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식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십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고민끝에 선발된 제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정말 별 볼 일 없었습니다. 너무나 헛점 투정이, 허물 투성이이고 어디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이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들을 제자로 뽑으시면서 당신의 계획을 점차 구체화하기 위한 작업을 하십니다. 아직 낯설고 부족하고 헛점투성이인 이 12명의 제자들, 예수님의 마음에서 보자면 이들은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었습니다. 투박하고 거친 원석을 예수님께서 어떻게 다듬어가시면서 보석으로 만드시는지는 이후에 전개될 상황이 알려주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으로부터 제자로 선발된 12명의 제자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한마디로 억세게 운이 좋은, 행운아중의 행운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하느님으로부터 많은 축복 속에 살아가지만 가장 큰 축복은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참 인간의 길, 참 삶의 길이 무엇인지를 지식이나 말로써가 아니라 행동으로, 온 몸으로 보여주신 스승, 부족하고 덜 떨어진 나를 더 넓은 바다로, 더 넓은 세상으로 친절하게 안내해 주신 스승, 인생에 있어서 보다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어떤 것이 더 소중한 것인지를 일깨워준 스승....

이런 스승을 12 제자들은 만나게 됩니다. 그것도 스스로 찾아가서 만난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직접 찾아오셨다는 것이지요.


제자로 뽑히기 전의 그들의 모습과 제자로 뽑힌 이후의 그들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제 그들에게는 든든한 빽이 생긴 것입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라는 커다란 스승을 말이지요.


우리들 역시 이렇게 좋은 스승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에 항상 감사를 드리면서 그분의 뜻에 좀더 합치되는 삶으로 그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는 신앙인들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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