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3주간 수요일(다해)
제 1독서 : 1코린 7,25~31
복 음 : 루카 6,20~26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불행하여라, 너희 부유한 사람들!"
사업에 실패하여 아무 것도 없는 사람에게 당신은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라고 말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또 지금 너무 슬피 울고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 지금 울고 있으니 참 행복하시겠습니다. 하고 말하면 그 사람은 우리를 과연 그냥 둘까요? 아마 난리가 났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런 사람들을 보고 행복한 사람이라고 하십니다.
우리가 참담하리만큼 실패를 하고 나면, 도저히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나면, 도저히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리면 "내가 왜 이렇게 되었나!", "내가 이정도밖에 안되는 사람이었나!", "내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나!" 라는 자괴감과 함께 절망감에 빠지게 되는데, 이때 비로소 우리는 자신의 본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그제서야 우리는 내 삶을 감싸고 있는 하느님의 따뜻한 손길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그때 우리는 오늘 복음의 참된 의미를 만날 수 있습니다.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복음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물질적 풍요를 행복의 척도로 삼고 산다면 결코 느낄 수 없는 행복이고, 우리가 물질적 풍요를 척도로 삼고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말씀이 오늘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참된 행복에 관한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철저하게 무너진 현실 앞에서 하느님의 손길을, 우리를 버려두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제 혼자가 아니라 하느님과 함께 시작합니다. 또 언젠가 하느님을 잊어버리고 혼자 잘난 체하고 살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또 무너지겠지만 그 순간 하느님과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 지금 우는 사람의 행복은 이렇게 소박하게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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