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4주일(다해)
제 1독서 : 탈출기 32,7~11. 13~14
제 2독서 : 1티모테오 1,12~17
복 음 : 루카 15,1~32
"하늘에서는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
(루카 15,10)
필리핀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마음에 살인 사건이 벌어져서 살인자는 징역살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랜 세월이 흘러서 징역 사는 그 사람한테 명절을 맞아 특사로 석방된다는 전갈이 왔습니다.
그는 한편으로는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슬펐습니다. 징역살이에서 풀려나는 것은 말로 다할 수 없는 기쁨이지만 고향에서 농사짓는 일로 평생을 살아온 그에게는 고향 외에는 달리 갈 곳이 없는 것이 슬픔인 것이었습니다.
고민을 하던 그는 자기 고향 이장한테 편지를 썼습니다. 먼저 용서를 청한 다음 고향밖에 달리 갈 곳이 없는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고 마을 사람들이 받아들여 준다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전하면서 만일 마을 사람들이 자기를 용서하고 받아들여 줄 의사가 있다면 그믐 밤에 동구밖 석등에 불을 밝혀 달라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그는 멀리서 그의 고향 동구밖 석등에 불여 밝혀져 있다면 고향을 찾아들겠지만 불이 밝혀 있지 않다면 발길을 돌려 타향살이로 생을 마칠 수밖에 없다는 가련한 사연이었습니다.
마침내 섣달 그믐날 밤 모든 사람들이 고향집을 향해 바쁜 걸음을 옮기는 그 시간에 그도 자기 고향이 내려다 보이는 고갯마루로 올라갔습니다. 동구밖 석등에 불이 밝혀져 있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고갯마루에 올라서서 자기 고향 마을을 내려다 보는 그의 눈에는 갑자기 눈물이 펑펑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동구밖 석등에 불이 하나만 밝혀져 있는 것이 아니라 동구밖 길로 마을 사람들이 모두들 손에 손에 등불을 밝혀 들고 줄지어 마중을 나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집을 나간 작은 아들을 기다리는 아버지의 마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잘못으로 인해 마음이 불안해 하고 초조해 할 때에도 하느님은 결코 우리를 버리지 않고 끝까지 기다려 주시는 분이십니다.
오히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다시 돌아오는 사람을 사랑으로 감싸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들이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강한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 중에 '오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장난감은 아래가 불룩하고 무거운 것이 특징입니다. 이 오뚝이를 살짝 옆으로 기울였다가 놓아보십시오. 처음에는 좌우로 많이 흔들릴 것입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그 진폭이 점점 줄어들고 나중에는 똑바로 서 있게 됩니다.
이 오뚝이처럼 우리들도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말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믿음으로 생활해야 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모습도 그럴 것입니다.
절대로 미리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죽었던 내 아들이 다시 살아왔다. 잃었던 아들을 다시 찾았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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