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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3일 연중 제 25주간 금요일(다해)

작성자 : 김민호 작성일 : 2016-09-23 조회수 : 305

연중 제 25주간 금요일(다해)

 

1독서 : 코헬렛 3,1~11

복 음 : 루카 9,18~22

 

제목 : “나는 누구인가?”


요즘 세상 억수로 정신없습니다. 다들 바쁘게 살아가는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만나야 될 사람도 많고, 해야 할 일들도 참으로 많습니다. 밥 먹고 살려면 시간도 쪼개어 알뜰히 사용해야 하고, 이것저것 손가락질 받지 않고 살려면, 다양한 정보들을 얻기 위해 TV 시청뿐만 아니라, 책도 봐야 하고, 인터넷도 이용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아침 일찍 학교에 가서, 하루 종일 공부를 합니다. 그것도 모자라 학원도 가야하고, 집에 와서는 교육방송에다 숙제까지 하다보면, 새벽녘에나 잠을 청할 정도로 누구보다도 바쁘게 생활합니다.

이렇게 요즘엔 바쁘지 않으면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든 것 같습니다. 먹고살기 위해 이렇게 정신없이 뛰어 다니다 보면, “내가 지금 뭐하고 있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때도 있습니다. “과연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가끔씩 이런 질문을 던지다가도 이내 급하게 서둘러 해야 할 일들에 파묻혀 버립니다. 그러다가 금방 시간은 흘러가고 주일이 다가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쉬는 날 미사에 빠지면 안되니까, 부랴부랴 서둘러 미사시간에 맞춰 성당에 갑니다.

잠시나마 영혼의 휴식을 취하기도 하지만, 미사 시간 내내 우리 마음속을 맴도는 것은 갖가지 약속과 만남들입니다. 미사 끝나고 가기로 한 등산과 낚시, 가족, 친구와의 식사 약속, 밀린 직장이나, 가사, 학교의 숙제 등. 갖가지 공상 속에 어느덧 미사는 끝이 나고, 우리는 다시금 바쁜 우리의 일상 안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이렇게 바쁘게, 그리고 정신없이 살아가다 보면, 되는 일도 잘 없고, 하던 일도 꼬일 때도 많습니다. 그러다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사건이 닥치게 되면, 나의 인간적인 능력과 노력으로 이겨내려다 더 힘든 상태에 놓일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왜 내 곁에는 아무도 없는 것인지, 쉽게 좌절하거나 실망하게 됩니다.하느님께 매달려 보지만 하느님은 나의 소리를 전혀 들어주는 것 같지 않습니다.

하느님을 미워하거나 원망하게 되고, 심지어 하느님이 없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더욱 더 세상의 논리와 인간적인 능력에 매달리면서 자연스럽게 성당과 하느님을 멀리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예수님도 바쁜 일상을 살아가셨음을 우리는 복음서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전해들은 복음에서 기도하는 예수님을 우리는 발견합니다. 잠시 쉴 틈도 없고, 한끼 식사도 넉넉하게 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쁜 나날들이었습니다.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셨기에 예수님도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셨을 것입니다. “과연 나는 누구인가?” “내가 하는 이 일은 아버지의 나라를 위해 어떤 의미가 있는가?” 하지만 너무도 빠듯하고 바쁜 일정은 당신을 너무도 지치게 만들어 버립니다. 몸과 마음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는 도저히 합당하게 당신의 일을 해 나갈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어려운 현실에서 예수님께서 선택하신 돌파구는 바로 기도였습니다. 기도를 통해서 아버지 하느님께 당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당신이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셨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하는 일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나는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당신 마음속에 떠오르는 숱한 의문들을 예수님은 기도로써 풀어나갔던 것입니다.

예수님처럼 우리도 기도를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기도 안에는 숱한 잡념들로 가득 찰 때가 많습니다. 우리는 이 잔을 거둬 달라고만 하지, 기꺼이 들어 마시지 못하곤 합니다. 그저 나의 욕심들만으로 기도의 내용을 채울 때가 많습니다. 너무 바빠서 미사 드릴 시간이 없는 우리들, 하지만 너무 바쁘고 힘겨울 때, 너무도 고통스럽고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가 해야 할 선택은 용기를 내어 하느님을 만나는 것임을, 예수님처럼 나의 여유 속으로 아버지 하느님을 초대하는 것임을 기억합시다. 바로 기도로써 내 자신을 돌아보고, 나에게 주어진 일들을 살펴보는 것임을 명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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