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9주일(다해)
제 1독서 : 탈출기 17,8~13
제 2독서 : 2티모 3,14~4,2
복 음 : 루카 18,1~8
제 목 :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하자.
“예수님께서는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는 뜻으로 제자들에게 비유를 말씀하셨다.” (루카 18,1)
여러분들은 언제 가장 외로움을 많이 느끼십니까?
나의 마음을 몰라줄 때? 아니면 나를 쏙 빼놓고 자기들끼리 맛있는 거 먹으러 가거나 좋은 데 구경 갔을 때? 등등...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제들에게 있어서 가장 외로울 때는 언제일까요? 저희 사제들끼리 간혹 나누는 이야기 중에서 ‘야, 주일 저녁미사가 다 끝나고 신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뒤의 성당 마당을 보면 정말 쓸쓸하다.’ 라고 합니다. 오랫동안 혼자 생활하는데 익숙해져 있었건만, 그래도 외로운 것은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크게 우리를 외롭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께서 나의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다고 느낄 때가 아닌가 합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어떤 사건 때문에 상처를 크게 입고 나서 하느님께 하소연을 늘어놓지만 하느님께서 나의 기도를 들어주시고 계신지, 아닌지 모를 때가 많으실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하소연들 많이 하시지요. “정말 하느님께서 계시다면 왜 나의 기도를 들어주시기 않는지 모르겠어요.”
며칠 전 복음에서 이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기도는 자동 판매기에 돈을 넣고 버튼을 누르면 제품이 나오듯이 그렇게 쉽게 응답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라고요. 끈질기게 인내심을 갖고 기도해야 응답을 받을 수 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복음에서 과부가 재판관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달라고 청하지만, 재판관은 들은 척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끈질기게 재판관에게 졸라대자 마침내 재판관도 두 손, 두 발 다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과부를 위해서 올바른 판결을 내리기로 결정합니다.
우리들이 기도할 때의 자세도 이 과부처럼 끈질기게, 인내심을 갖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가 기도 몇 번 하고 나서 들어주시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금방 실망하고 좌절할 것이 아니라 끈질기게 매달리듯이 기도를 한다면 하느님께서도 들어주실 것입니다. 우리가 기도에 대한 응답을 받지 못하는 것은 하느님 탓이 아니라 우리의 인내심이 부족한 탓이 아닐까 생각해 보며, 인내심을 갖고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한 주간을 시작하면서 어떠한 처지에서도 하느님께 끈질기게 매달리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