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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0일 연중 제 29주간 목요일(다해)

작성자 : 김민호 작성일 : 2016-10-20 조회수 : 306

연중 제 29주간 목요일(다해)

 

1독서 : 에페소 3,14~21

복 음 : 루 카 12,49~53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나는 평화를 주러 온 것이 아니라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루카 1,49. 51)

 

찬미 예수님!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다면 얼마나 좋으랴?" 119 소방관 아저씨들은 예수님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목숨까지 바쳐가며 불을 꺼야하는 소방관들에게 공공연히 불을 지르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반가울 리가 없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평화에 대한 말씀도 우리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보통으로 우리는 예수님을 평화스러운 분으로 생각합니다.

 

평화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방문하게 되는 모든 집에 평화의 인사를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제자들과의 이별을 앞두고서는 당신의 평화를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 평화를 모든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라는 당부의 말씀도 하십니다.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첫인사가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이라는 평화의 인사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고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성당에 나옵니다. 그 중에 이제 막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마음의 평화를 위함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제일 많습니다.

예수님 스스로도 평화를 말씀 하셨지만,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알려고 성당에 처음 나오는 사람들조차도 예수님과 평화를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우리들에게 오늘 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은 좀 당황스럽습니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온 줄로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오늘 우리들에게 보여주시는 예수님의 모습은 평소와는 사뭇 다른 모습처럼 느껴집니다.

며칠 동안 우리는 루카가 전하는 복음을 계속 듣고 있습니다. 어제의 복음이 충성스러운 종의 비유를 통해 언제 닥쳐올지 모를 종말을 대비하고 우리들 삶의 자세를 이야기했다면, 오늘의 복음은 좀 더 강경한 어조로 현재의 밋밋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을 질책하고 계십니다. 내일 복음을 통해서 또 한 차례 꾸지람을 듣게 되는데, 바로 우리 눈앞에 있는 구세주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오늘의 혼란스러운 말씀은 신앙인으로서의 뚜렷하지 못한 삶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요구하는 예수님의 뜻으로 알아들어야 할 것입니다.

 

삶의 권태기가 있듯이 신앙에도 영혼의 메마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메마름은 때론 아주 싸늘하게, 때론 미지근하게, 큰 요동이 없으니 우린 그런 것들을 그냥 쉽게 평화라고 생각하고 믿고 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차가운 곳에 열이 가해지면 모든 것이 역동하기 시작합니다. 혼란스럽습니다. 그렇지만 변화는 그렇게 시작됩니다. 예수님은 불을 지르러 왔다고 하십니다. 싸늘하고 미지근한 마음에 열을 가하여 뜨겁게 한 후에 새롭게 변화시키겠다고 하십니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무작정 평화를 얻기 위해 성당에 왔다가 차가움과 미지근함, 그리고 갈등의 내가 고집했던 평화가 아니고 예수님이 주시는 평화를 다시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주님께서 주시는 참 평화를 누리기 위하여 어떤 난관도 헤쳐 나갈 믿음을 청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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