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다해)
제 1독서 : 이사야 2,1~5
제 2독서 : 로마서 10,9~18
복 음 : 마태오 28.16-20
영국이 인도를 점령하여 다스릴 때의 일입니다. 영국군 장교들의 모임에 초청을 받은 인도의 영웅 간디는 영국군 장교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들이 가는 곳마다 십자가가 달린 교회를 짓는데, 당신들이 그리스도인이라면 교회 건물이나 선전 벽보가 아니라 당신들의 삶으로 예수를 보여 주시오. 당신들이 믿는 예수께서 부당하게 폭력을 휘두르며 살인하라고 가르쳤습니까? 나약한 여인들을 겁탈하라고 가르쳤습니까? 가난한 이들의 재산을 약탈하라고 가르쳤습니까? 내 조국 인도를 그냥 놓아두시오! 당신들의 예수가 아니더라도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나는 예수를 사랑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싫어합니다.” 영국군은 교회를 짓고, 온갖 말로 그리스도를 전하려고 했지만 간디의 말대로 그리스도를 보여 주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똑같이 인도에 마더 데레사가 갔습니다. 데레사 수녀는 가장 가난한 도시 캘커타의 빈민촌에 들어가 길거리에서 죽어가는 병자들을 돌보았습니다. 데레사 수녀는 교회도 짓지 않고 십자가도 세우지 않고 벽보도 붙이지 않고 예수님을 믿으라고 외치지도 않았습니다. 오로지 작은 예수님이 되어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삶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오늘은 모든 백성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를 드리는 전교주일입니다. 복음의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백성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의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예수님의 마지막 분부입니다. 누구라도 효자라면 자신의 부모의 유언을 꼭 지키려고 할 것입니다. 더구나 예수님의 유언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우리는 과연 그분의 제자라고 할 수가 있을까요? 복음을 전하기에 앞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해보십시오. 먼저 누구에게 복음을 전해야 하겠습니까? 복음을 가장 먼저 듣고 다른 이에게 전해야 할 우리의 모습은 과연 어떤지 살피는 것이 첫 번째일 것입니다. 곧 우리가 먼저 세상의 냄새가 나는 헌옷을 망설이지 않고 벗고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는 새 옷으로 갈아입어야 합니다. 이것을 복음화라고 합니다. 우리가 먼저 작은 예수, 작은 그리스도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먼저 그리스도처럼 되지 않고, 우리가 먼저 그리스도와 같이 살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에게 복음은 전하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주일이면 빠지지 않고 성당에 나가지만 사는 것을 보면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보다 오히려 더 악하게 사는 사람이라면 선교는 커녕 선교를 가로막는 사람일 것입니다. 또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있을 때만 성당에 얼굴을 내미는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은 부질없는 일이 될 것입니다. 진정한 복음 선포는 무엇보다도 삶을 통하여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세상 사람들이 우리 얼굴만 봐도 ‘저 사람들은 힘겨운 가운데서도 왜 저렇게 기쁠까?, 나도 한번 신자가 되어보고 싶다.’고 마음을 먹도록 기쁘고 뜨거운 삶, 정직하고 성실한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올바른 선교입니다.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다음과 같이 말하면 그것이 가장 좋은 선교가 될 것입니다. “우리 아버지는 법 없이도 살 사람입니다. 우리 엄마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라니까요. 우리 수녀님 얼굴만 봐도 마음이 다 편안해져요. 우리 신부님 옷자락에서는 예수님 향기가 나요.” 오늘 전교주일을 맞아 세상 사람들이 우리를 통해 예수님의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예수님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예수님의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느낄 수 있도록 나부터 작은 예수, 작은 그리스도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잊지 마십시오. 성당에 나오려고 하지 않는 배우자나 자녀들이 마음을 바꾸어서 주님을 찾게 만들기에 앞서서 내가 먼저 작은 예수님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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