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 1주일(가해)
제 1독서 : 이사야 2,1~5
제 2독서 : 로마서 13,11~14ㄱ
복 음 : 마태오 24,37~44
찬미 예수님!
‘우리들 삶의 1/3은 기다림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실제로 기다리는 시간이 참 많습니다. 그렇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삶은 그 전체가 다 기다림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누군가와 약속을 하면 그 사람을 기다리고, 시험을 보면 결과를 기다리고, 심지어 밥을 지을 때에도 밥이 다 되기를 기다립니다. 그런데 모든 기다림은 어떤 결과나 결과에 대한 희망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없다면 기다림은 의미없는 일이 되고 맙니다.
오늘은 대림 제 1주일입니다. 대림시기는 말 그대로 ‘임하시기를 기다리는’ 시기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모습으로 오시기를 기다리는 시기, 그러기에 그 기다림은 다른 어떤 기다림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기다림입니다. 그렇다면 마냥 기다리면 되는 것일까요?
어떤 교우가 매일 같이 성당에 가서 기도했습니다. “주님, 제가 복권에 당첨되게 해 주세요.” 라고 말이지요.
아주 간절한 마음으로 그렇게 하기를 1년이 지났습니다. 1년 동안 기도한 후에, 그는 성당에서 큰 소리로 하느님께 대들었습니다.
“왜 제 기도를 안 들어주시는거죠?” 그러자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야 이놈아, 적어도 복권은 사야 할 것 아니냐...” 썰렁한 이야기라고요?
그렇지만 어떤 의미에서 이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구원을 갈망한다면서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십니까? 복권도 안 사고 당첨되게 해 달라는 억지나, 신앙인답게 살지 않으면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게 해 달라는 것이나 무엇이 다를까요?
모든 기다림은 어떤 준비를 요구합니다.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면 적어도 그와 할 일이나 나눌 대화를 생각하며 기다립니다. 물론 사람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 - 집안 청소나, 자신을 가꾸는 일 - 도 필요합니다. 그런가 하면, 복권을 사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은 아마 당첨되면 뭘 할까 하는 계획이라도 세워 둘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구세주의 오심을 기다리는 것에도 준비가 필요합니다. 오늘 복음이 말하는 “깨어있음”은 바로 그 기다림의 준비입니다. 물론 성탄은 2000년 전에도 있었고, 교회가 생긴 이래 매년 있어왔습니다. 그래서 새로울 것이 없는 것일까요?
대림은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하나는 교회 전례력 안에서 구세주의 육화를 기다리면서 우리 자신을 준비하고, 신앙인으로서의 자세를 가다듬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을 기다리기 위해 준비해야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기로 했다면 누구라도 자신의 모습을 좀 더 멋있게, 혹은 예쁘게 보이기 위하여 자신을 단장합니다.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은 학생들은 잠을 줄여가며,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다른 일도 미뤄가며 시험을 준비하고 공부합니다. 나 자신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았던 분이 나를 만나러 오시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진학이나 취업과는 비교하기 힘든 영원한 생명을 주시겠다고 합니다. 어떻게 꾸며서 그분의 마음에 들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노력으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을까요? 그분은 겉이 아닌 내면을, 그리고 지적인 공부나 체력 조건이 아닌, 우리의 사랑을 그 조건으로 제시하십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한 해는 우리가 더 많이 사랑하고, 자신의 내면을 가꾸는 한 해가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그 기도는 우리 자신의 삶으로 완성되어갈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기다리며 열심히 준비하는 신앙인이 되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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